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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발 트레이드] 이준형,윤요섭,박용근 - 과거와 미래?

by 토아일당 2015. 4. 20.


사진 osen


4월20일 소문이 무성하던 kt발 트레이드 하나가 실현되었습니다. 즉시 전력이 필요한 kt 와 시즌이 어느정도 진행되며 전력구성의 방향이 잡힌 팀 사이에 유망주 vs 즉전감 거래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테죠.  거기에 조범현 감독의 최근 인터뷰에서 이를 암시하는 것들이 있기도 했구요.


떠돌던 소문, 즉전감 - kt유망주 딜 임박


지난 몇주동안 팬커뮤니티 안에서는 이에 대한 이런저런 예상도 난무했습니다.  굳이 신뢰불가 지피셜을 빌지 않아도 몇가지 상식적인 거래기준을 예상할 수는 있을테니까요.


1. kt에게 필요한 것과 가진 것을 생각하면 결국 즉전감을 받고 유망주를 내주는 딜일 수 밖에 없다.

2. 그러나 kt는 올해 성적보다 장기적인 팀전력 플랜을 우선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최상급 유망주는 제외될 수 밖에 없고 그 아래 레벨의 유망주가 될 것이다.  따라서 반대급부로 받을 수 있는 댓가 역시 1군백업급보다는 좀더 낮은 1.8군급 수준을 넘기는 어렵다.

3. 거래상대는 1군 경험이 왠만큼 있으면서도 지금은 팀내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중고참급 예비전력을 두텁게 보유한 팀이어야 한다.  따라서 이런 조건과 거리가 먼 NC, 기아, 롯데, 한화 등은 대상이 되기 어렵다.  

4. 만약 엘지트윈스라면 상대적으로 야수보다는 투수자원이 넉넉한 편이다.  하지만 양적으로 가장 풍부한 불펜 조차 당장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1군급 카드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딜은 다른 구단의 즉전감 야수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kt가 내세울 수 있는 유망주는 대체로 투수자원일텐데 그렇게 따지면 트윈스 역시 아직 키워야 할 2군의 젊은 투수가 적지 않게 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이 열리자 유망주 투수와 즉전감 딜인 것은 맞지만 트윈스가 젊은 투수를 받았다는 점에서는 약간 의외입니다.  


박용근과 윤요섭은 1군경험이 충분히 있으면서도 팀내 경쟁에서 밀려 자리를 잃은 선수들이라는 면에서 kt의 니즈에 딱 맞는 케이스로 보입니다.  특히 하나는 신생팀이 늘 어려워 할 포수자원이고 다른 하나는 여러개의 내야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며 대주자도 가능한 유틸요원이라는 면에서 kt에게 딱 맞는 보강입니다.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마지막 타석에 3점홈런을 남긴 윤요섭


윤요섭은 13시즌 트윈스의 주전포수였고 2008년 SK입단 그리고 2010년 LG로 트레이드 이적했습니다.  SK 시절에는 대타요원이었는데 09시즌의 경우 39타석 동안 타율 .394 OPS .978 을 기록할 정도의 좌완투수 전담 저격수였습니다.  트윈스에서는 조인성의 이적과 김태군의 더딘 성장 등으로 주전포수 역할을 맡아 11년만의 가을야구 주역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14시즌 부상으로 부진했고 그보다 후순위였던 백업 최경철이 오히려 주전으로 활약하게 되면서 14시즌 중반 이후에는 거의 전력외로 분류된 상태였습니다.



박용근은 암흑기 내내 1군과 2군 경계를 오갔던 대표적인 그시절 노망주였고 통산 1군 경력은 500타석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야구보다 폭력사건에 휘발리며 열애에 돌입한 채리나와의 사연으로 더 유명해졌죠.  유격수, 3루수, 2루수가 다 가능한 내야유틸이고 발도 빠른 편입니다.  "다닥이"라는 애칭으로 왠지 모르게 트윈스팬의 사랑 또는 아쉬움을 받아오던 선수네요.  


 

트윈스에는 최경철 뒤로 여러명의 젊은 포수자원이 있고 내야 역시 최근 젊은 백업들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소위 "앞길 터준" 트레이드라고 평가될 것 같습니다.  


40인외 드래프트 출신의 시범경기스타 이준형


이준형은 약간 낯선 이름이긴 합니다.  게다가 신생팀의 유망주 확보 채널인 드래프트 특별우선지명 출신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엘리트 유망주 스펙은 아니죠.  더구나 12년도 신인지명순위도 삼성의 6라운더(53순위) 입니다.  게다가 부상 등의 이유로 삼성에서 13년도 2차드래프트에서 40인외로 분류되었고 지명순위도 모든 팀이 3바퀴를 돈 이후인 신생팀 추가지명라운드에서 뽑힌거라 애당초 기대치가 높았던 선수는 아니었나봅니다.


다만 kt의 지난 봄 시범경기 즈음부터 꽤 좋은 공을 던지며 갑자기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시범경기에서 5.2이닝 무실점이었고 삼진5개 사사구3개였고, 팬층이 앏고 모든 선수가 기본적으로 유망주급인 kt였기 때문에 그랬지 다른 팀이었으면 꽤 주목받는 영건이었을 것입니다.  


정규시즌에 들어와서는 1경기 2이닝 2실점을 기록한게 전부로 별다른 실적은 없습니다.  다만 비가 와서 무산되긴 했지만 4월2일 kt-삼성전에 임시선발로 예정될 정도로 팀내에서 어느정도 기대를 받던 선수입니다. 다만 그후 퓨처스에서 2경기 등판했는데 7.2이닝 6실점(5자책)으로 거기서도 별로 좋지 못했습니다.  특히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둘다 이닝당 1개 정도의 발군의 탈삼진 능력을 보여준 것이 장점이었는데 퓨처스 2경기에는 탈삼진은 3개 뿐이고 사사구만 6개로 늘었습니다.  


지금으로 봐서는 하드웨어는 좋고 공은 빠르지만 어찌될지 모르는 흔한 유망주 정도로 보는게 맞겠네요. 이미 충분한 불펜뎊쓰가 있는 팀이니, 시간을 두고 키울 선발자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면 윤요섭의 경우, 백업포수의 역할보다는 장타를 쳐줄 수 있는 대타나 지명타자 역할을 더 받게 될수도 있겠습니다.  지난 4월17일 윤요섭은 SK와의 퓨처스 경기 8회에 대타로 나와 3점홈런을 치기도 했습니다.  이젠 그 홈런이 그가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섰던 마지막 경기의 기록으로 남겠네요.


박용근은 아무래도 그가 늘 해오던 역할처럼 내야유틸과 대주자 역할이겠죠. 


트레이드에는 늘 사연이 남는다


이준형의 시범경기 등판 투구영상입니다.  체형이나 투구폼이 약간 오른손 김광현과 랄까요?  비율좋아보이는 기록지, 12-6으로 높은 타점의 팔스윙을 가진 정통 오버핸드.  공을 던지고 나서 팔이 땅을 긁을 것 같은 와일드한 폼도 그렇습니다.  



트레이드들이 늘 그렇지만 이번 딜의 선수들은 좀 사연이 많습니다.  윤요섭은 해병 출신이라는 다소 특이한 이력, 예의 그 개잡는 스윙, 순하고 사람좋아보이는 인상, 유별난 노력파.  특히 첫아이를 가진지 얼마 안되서 14시즌 분유버프를 기대했던 팬들도 꽤 많았었고 경쟁에서 밀려 퓨처스로 가면서, 아내와 아이를 두고 이천구장 근처에서 방을 빌려 기숙하며 훈련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런 맘이 있습니다.


사연으로 치면 박용근도 뒤지지 않는 것이 불운한 부상과 채리나와의 열애로 그가 잘되기를 바라는 팬들 응원이 많았었습니다.  여튼 둘다 성적을 떠나 친근한 느낌으로 사랑받았던 선수들입니다.  


아쉬움도 있지만 선수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니 잘된 일이다 싶습니다.  새로 줄무늬를 입게된 오른팔의 김광현(?) 이준형 역시 잘해주면 좋겠습니다.  최근 투수 잘키우는 걸로 소문난 팀에 왔으니 그에게도 행운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