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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공지능 알파고, "이번에는" 이세돌이 이긴다.

by 토아일당 2016. 1. 29.


구글의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전년도 유럽 바둑챔피언과 5번 승부에서 모두 이겼습니다. 그리고 오늘 3월, 한국의 이세돌9단에게 도전합니다.



구글(딥마인드)의 AI 알파고가 이세돌과 붙는다는 뉴스를 어제 봤습니다. 그후로 저녁 내내, 그리고 지금도 심장이 두근거려 주체가 잘 안됩니다.  이런 느낌이 참 오랬만입니다. 


구글 인공지능, 3월 이세돌 9단과 바둑대결  

http://thegear.co.kr/10757


90년도 즈음엔가 인터넷이란 걸 처음 만났을 때. 그러니까 click-and-surf 로 작동하는 World-Wide-Web 같은 건 아직 없었고 gopher 나 archie 같은 프로토콜을 쓰던 시절이었는데, telnet으로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연구소 서버에 접속했던 순간에 그랬습니다. 


물론, 거기서 할 수 있는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내 방 모니터 안에 지구 반대편 어떤 세상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머리털 나고 처음 느껴보는 흥분이었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하나 더 떠올린다면, 스무살 무렵 카셋트 테잎에서 어떤 음악을 들었을 때 또 그랬습니다. 아마도 누구누구의 자취방과 서클룸을 20번 쯤 거치며 복사에 복사가 거듭된 듯, 노래 반 잡음 반이었던 그것은 --- 쉔베르크의 [레미제라블] OST 실황버전이었습니다. 


지금이야 흔하디 흔한 뮤지컬 넘버 중 하나지만, 저는 세상에 그런 종류의 음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며칠 동안 밥도 안먹히게 충격적이었습니다.


인공지능과 이세돌의 대결 소식이 거의 그런 느낌입니다.  진지하게 말하건데, 지난 13시즌 엘지트윈스가 11년만의 가을야구를 결정지었던 그 경기도 이만큼 가슴뛰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뉴스에서 좀 호들갑스럽게 소개된 알파고의 상대 Fan Hui 는 그렇게까지 쎈 기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가 유럽챔피언인 것은 맞지만 그 토너먼트는 한중일 프로기사들이 경쟁하는 세계대회와는 달리 유럽의 동호인들이 1년에 한번 모여 축제처럼 즐기는 행사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판 후이는 진짜 챔피언이 아니다. 


판 후이는 귀화 프랑스인인데, 중국 출신이고 16살 때 (아마도 중국기원을 통해) 프로입단을 했다고 합니다.  20살 즈음에 유럽으로 이주했고 그때부터 출전하는 거의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상급이 아니라도 중국기원 프로출신이면 유럽 바둑판에서는 거의 "지구에 불시착한 크립톤 행성인"급 일테니까요. 


그는 European Championship 의 3회 연속 우승자입니다.  2010년 이전까지 그 토너먼트는 유럽선수가 참여하는 트랙과, 한국, 중국 등 비유럽 선수들도 참여할 수 있는 트랙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오픈 트랙 쪽이 휠씬 강했을 것입니다.  


그들의 바둑을 잘은 모르지만, 비유럽 트랙에서 3년 연속 우승을 했던 선배를 알고 있습니다.  배분도 실력도 하늘 같던 분이라 감히 붙어볼 주제는 못되었지만 건너 건너 비교로 가늠해본다면, 유럽선수권 우승자의 실력은 한국의 정상급 프로들과 최소 2점 치수는 넘게 차이가 날 것 같습니다. 


이세돌은 구글의 홍보에서 언급되는 것처럼 지난 10년 동안 세계 바둑계의 가장 위대한 기사였습니다.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가장 많은 타이틀을 따냈습니다.  얼마 전 세기의 이벤트라 물린, 중국 최고수이자 평생의 친구이고 라이벌인 구리와의 10번기에서 이기기도 했습니다.    


바둑팬이 아닌 이들에게는 좀 생소할 이 10번기는 공식적인  대회는 아닙니다.  근대 바둑의 종주라 할 일본 에도시대 전통에서 유래했는데 1930년대 오청원과 당대 최강 기사들과의 대결로 더 유명해졌습니다.


바둑에는 여러 대회가 있고 승자와 패자를 가르지만 그것만으로 누가 진짜 최강이냐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도입된 랭킹 시스템이 있다 해도 그렇습니다.  대국 조건이 다르고 또 강자들끼리 붙어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매년 나오기 마련인 흔한(?) 대회 우승자가 아니라 "시대를 지배하는 당대의 최강자"라 부릴 만한 고수들이 나왔을 때, 그들이 같은 조건에서 일대일로 10번을 두고 누가 더 쎈지 겨루는 것이 10번기입니다. 해서 10번기는 공식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가벼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대 최강의 자리가 너무 무거워 공식대회 따위로는 가려낼 수 없기에 두는 진검승부입니다.  

(물론 이세돌과 구리의 10번기는, 오청원 시대와 달리 [치수고치기] 규정은 없었기 때문에 완전한 진검승부라 하기엔 좀 어렵겠지만요)


"인간의 바둑"을 두는 이세돌


그런데 이세돌의 바둑에는 그저 강함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더 있습니다.  현재 바둑계에서 이세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강자들이 있다 해도 그들이 아직 이세돌의 존재감을 넘지 못하는 것도 "강함 이상의 무엇"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때문입니다.    


(이런 비유가 좀 구리지만) 혹여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보다 2배나 3배 쯤 많은 매출과 높은 수익을 올린다고 해도 --- 그들이 “시장을 지배한다"고 말할 뿐, “시대를 지배했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압도적인 강자였을 뿐 아니라 바둑 자체를 변화시켰던 희대이 천재들은 당연히 좀 다른 배분을 가지게 됩니다.  현대 바둑의 패러다임을 창조해낸 오청원이 그랬고, 세계 바둑 시대의 첫번째 최강자였던 이창호가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이세돌과 저 둘을 비교하는 것은 논란꺼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역 기사 중 감히 그런 논란이라도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이가 있다면 그게 이세돌입니다.


그는 싸우고 싸우고 싸우고 또 싸웁니다.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싸우기 위해서 바둑을 두는 것처럼 그렇게 싸웁니다.  해서 그의 기보는 늘 아수라 전장 같은 흔적을 남깁니다.  


그의 바둑에는 형태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이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바둑의 시스템이 더 체계적이 되면서 어릴 때부터 기계처럼 훈련받은 기사들이 랭킹의 윗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지만, 이세돌의 바둑은 오래 전 낭만의 시대에서 워프해온 것 같은 매력이 있습니다.  그의 바둑을 보면,  어떤 수를 선택하는 이유가 때로는 바둑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도 그런 수를 둔 적이 없기 때문에 그 끝을 보고 싶어서가 아닐가 싶은 느낌이 들 때 조차 있습니다.  


이세돌의 커리어가 아마 절정기를 이젠 지났고 그래서 예전같은 독보적인 최강자는 아니라고 해도 가장 매력적인 바둑을 두는 기사임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바둑이란 게임에 혹은 바둑이란 세계에, 반집을 세는 냉정한 논리와 19로를 종횡하는 가슴뛰는 감성이 있다고 했을 때 이세돌은 현존 강자들 중 후자에 가장 가까운 바둑을 둡니다.  


그런 그가, (비록 최고수는 아니라도) 어쨌든 중국기원 프로면장을 가졌으며 유럽챔피언인 판 후이를 5-0으로 꺽은 인공지능 알파고와 오는 3월 바둑을 둡니다. 




바둑의 두 얼굴 - 논리적 계산과 감성적 직관


혁명의 시대에 그 실체를 눈 앞에 보면서 조차 “설마”라며 변화를 부정하는 것이 인간이고, 국가 레벨도 아니고 종족레벨에서 편이 다르니 팔이 안으로 굽어서인지 몰라도, 아직은 인공지능이 이세돌을 이길 것 같진 않습니다. 그러기엔 판 후이와 이세돌은 급이 다릅니다.    


해서 이 대결에서 궁금한 것은 승부 보다는 어떤 바둑이 만들어질 것인가 입니다.   인공지능 기반의 로봇기사 알파고는 바둑의 한쪽 극을 상징할 수 있습니다.  그는 역사상 어떤 기사, (이런 비유가 좀 우습지만) 심지어 돌부처 이창호 조차 필적할 수 없는 부동심을 종특으로 갖고 있을 겁니다.  그의 무기는 과거 뿐 아니라 미래의 어떤 바둑꾼 조차 가지지 못할 치밀하고 정교한 계산능력입니다.   이것은 바둑의 두 얼굴 중 하나를 극단까지 발전시킨 결과의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바둑에는 또다른 본질이 있습니다.  삼라만상의 복잡성을 상징하는 19*19 의 불확실성 공간입니다.  한때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바둑을 정복하지 못할 것이다”는 말을 AI 과학자들 조차 진지하게 받아들였을 만큼 바둑의 복잡성은 방대합니다.  알파고에 관한 구글 오피셜 블로그 표현을 빈다면 “바둑에서 경우의 수는, 우주의 모든 원자 수 보다 더 많다” 입니다.


체스와 좀 다르게, 바둑의 경우 세계 최강의 기사들도 많은 경우 자신의 수를 “모르고 둡니다”  

논리적 계산능력의 반대편에 --- 그 수를 선택한 프로기사 스스로도 완전히 설명하지 못하는 [직관]의 차원이 있다는 것입니다.  현존하는 바둑고수 중 [직관]의 힘이 가장 강한, 그리고 그 [직관]으로 시대를 지배했고 시대를 바꾸어온 이가 이세돌입니다.


해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임과 동시에, 바둑의 두 측면 --- "아는 것"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극단적 [정확성]과 "알 수 없는 것"을 꿰뚫는 [천재적 직관]의 대결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미 논리적 계산능력에서는 인간을 휠씬 앞지른 기계가 아직 미답으로 남아있던, 그리고 오직 인간의 전유물이라 여겨왔던 [천재의 직관]에 드디어 발을 들이려는 순간 일 수도 있습니다.


바둑계에서 정평이 난, 이세돌의 변칙과 흔들기에 알파고는 어떻게 대응할까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수에 대해 알고리즘의 혼란을 일으키며 무너질까요 아니면 어떤 인간도 가져보지 못한 태생의 "부동심(심?)"이 그것을 튕겨내고 도리여 이세돌을 당황하게 만들까요?


프로기사 이세돌이 아니라 인간 이세돌은, 그것도 똘끼 충만으로 이름높은 이단아 이세돌은 바둑판 위에서 무슨 실험을 감행할까요?   어떤 기수(奇手)를 연구해서 감히 자신의 영역을 넘보는 이 깜찍한 도전자를 망신주려 할까요?  그리고 그것은 성공할까요?


알파고와 Fan Hui 대국 기보 다운로드 링크 

https://storage.googleapis.com/deepmind-data/assets/alphago-tournament/SGF-Files-2016-01-27.zip


그런데, 오는 3월의 대결에 이런 두근거리는 즐거운 호기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좀 무섭기도 합니다.


20년 전에 체스에서 인간 최강자를 꺽은 딥블루와, 이번에 바둑에서 같은 일을 하려는 딥마운드 알파고는 그저 흐른 시간 만큼 더 똑똑해진 것이라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 둘은 아예 다른 존재입니다.


인간의 방법(?)으로 바둑을 배운 알파고


[체스]라는 경기는 경우의 수가 인공지능이 계산 가능한 범위 안에 있습니다.  따라서 딥블루의 승리는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계산능력에서 인간이 기계를 이기긴 어려우니까요.  체스와 달리 바둑에는 감히 도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오랬동안 인간 종족 사이에서 당연했던 것도 근거가 있습니다.  바둑의 복잡성은 적어도 현존의 컴퓨터가 아직은 도전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저는 그 크기가 어떤 것인지 상상도 잘 안되지만, 우주의 원자 수 보다 많은 경우의 수가 있다고 하니까요.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그런데, 좀 다른 방식으로 바둑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머신러닝 또는 기계학습이라 불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입니다.   종종 머신러닝을 [인공지능]이라 혼돈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둘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인공지능은 일반적으로, 설계자가 알고리즘을 만들고 그 알고리즘 안에서 기계가 가진 특유의 엄청난 계산능력을 발휘해서 작동합니다.  따라서 인공지능은 사람이 디자인한 알고리즘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습니다.  그들이 바둑에 감히 도전할 수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데, 세계 최강의 프로기사 조차 자신이 두는 수를 완전히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마당에, 그것이 알고리즘화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전형적인 [알고리즘 기반 인공지능]이 지난 수십년 동안 끊임없이 개선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프로기사는 커녕 아마추어 중급 이상을 넘기도 쉽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그런데, 알파고는 인간이 만든 알고리즘을 장착한 것이 아닙니다.  (구글의 설명을 일반적 개념에서 받아들인다면) 이 녀석은 [머신러닝]의 방법론에 기초해서 스스로 [자기학습]을 통해 바둑을 배웠습니다.  엔지니어는 알파고에게 바둑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바둑 배우는 법을 가르쳤고, 그 다음부터 알파고는 더 많은 기보를 보고 더 많은 대국을 하며 스스로 바둑실력을 키웠을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이 바둑을 배우는 방법과 거의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최고수라 해도 어려운 장면에서 자신의 수가 최선인지 확신하지 못하며, 왜 그 수를 두어야 하며 그 수를 둘 경우 그 다음 어떤 전개가 될지 미리 예측하지 못합니다.  다만 학습과 경험 그리고 그것을 포괄해서 도전불가의 불확실성을 뛰어넘는 “인간 특유의” 직관 또는 천재성으로 선택을 합니다.


똑같은 기보를 보며 똑같은 공부를 해도 누군가는 바둑을 잘 두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런 것을 그저 [재능]이라 부르며, 그 경지가 남들과 압도적으로 다를 때 그런 것을 [천재]라고 합니다.  최강의 프로기사들은 재능 중의 재능이며 천재 중의 천재들입니다.  적어도 그 복잡성의 세계 안에서 누구도 알지 못하며 스스로조차 설명할 수 없는 '비전'을 봅니다.     


그런데 알파고 역시 같은 방법으로 배우고, 같은 방법으로 최선의 수를 판단합니다.  (알파고의 기반이라는 그 기계학습이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그 기계학습과 같은 것이라면) 인간 프로기사들이 그렇듯이, 알파고 역시 그 수가 왜 좋은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 이후를 논리적으로 인과적으로 예측하지 못할 것입니다.  인간이 직관이라 부르는 것과 거의 동일한 “패턴인식”으로 알파고는 판단을 하고 선택을 합니다.


이론적으로, 한계범위를 넘는 복잡성으로 인해, (최소한 우리시대에) 인공지능이 바둑을 정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인간들의 자만심은 이제 틀렸다는 느낌이 듭니다.  기계가 단지 탁월한 계산능력을 이용해서 바둑에 도전하는 것이라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 길이 쉽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그들이 바둑에 도전하는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불과 몇 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취를 증명했습니다.  


딥블루DeepBule와 알파고AlphaGo의 차이 


알파고에게 5번 모두 진 판 후이는 물론, 최정상급 기사보다 휠씬 실력이 떨어질겁니다.  하지만 불과 몇년 전까지 인공지능은, 그런 수준은 커녕 아마추어 중상급자 조차 버거워 했습니다.  체스 그랜드 마스터를 패퇴시키고 그 다음 목표로 바둑 챔피언을 꿈꾸어온 이후 20여년 가까운 개량과 발전에도 불구하고 그랬습니다.  


헌데, 기계학습이라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선택하자마자 그 전 수십년 동안은 꿈도 못꿀 변화가 불과 몇년 만에 일어났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이제 우리와 같은(혹은 적어도 비슷한) 방법을 사용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설명불가의 영역에 있는 소위 [천재성]과 거의 비슷하게 작동하는 무엇을 그들이 가졌습니다.


그들이 인간 바둑 챔피언을 꺽는 날이 올까요?  물론 오는 3월은 아닐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먼 미래의 일도 아닐 것 같네요.   (예상컨데) 이번 대결의 승리자가 될 이세돌이 여전히 현역 강자로 남아있는 동안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리턴매치의 상대로 이세돌이 다시한번 지목되될 지도 모르죠. 그러나 그때의 승자가 올 3월의 승자와 같을지 장담하기 어렵울 것 같습니다.  


--- 이글은 제 블로그 baseball-in-play.com 에 올리는 야구가 아닌 첫번째 포스팅이겠습니다.  


제가 야구만큼 좋아하는 게 있다면 그게 바둑입니다.  그리고 이 둘은 “불확실성을 다루는 전략게임”이라는 맥락에서 매우 닮아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둘다 가장 “인간적인 게임”이라 느낍니다.  


알파고가 바둑을 아주 잘 두게 되면, 알파고는 “인간적”인가요? 아니면 바둑이 더이상 “인간적이 아닌 것”이 되는 걸까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에겐 뭐가 남을까요?  음…


하긴 저는 바둑을 둘 때 즐겁지만, 알파고도 그럴지 불확실하죠.  이런 것은 남겠네요. 후후후.

(왠지 좀 궁색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