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즌 포지션별 공격력 수준과 WAR의 포지션조정상수 비교
WAR와 포지션조정상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WAR는 포지션과 상관없이 선수들의 승리기여도를 측정하기 위한 세이버메트릭스 지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야수의 경우 공격, 수비, 주루에 관한 평가지표들이 필요한데 수비와 주루관련 스탯이 아직은 사용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체로 공격부분에 한정해서 WAR을 계산하고 합니다.
이 경우 수비난이도가 서로 다른 포지션 차이를 고려하기 위해 [포지션 조정상수]를 사용합니다. 예를들어 수비난이도가 가장 낮다고 보는 1루수의 경우 MLB에서는 -12.5점을 조정합니다. 일종이 패널티입니다. 공격력이 높은 선수들이 적은 유격수는 MLB기준 +7.5점을 조정합니다. 어드밴티지입니다.
다만 이 포지션 조정상수에 대해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2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포지션 조정상수가 고려되었다고 해도 따로 측정된 수비스탯이 반영되지 않은 WAR은 단순한 공격 한정 WAR 입니다.
둘째는, 포지션 조정상수는 단순히 그 선수의 주 포지션이 어디인가에 따라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수비이닝을 반영해야 합니다. MLB의 포지션 조정상수는 162경기의 모든 수비이닝에 그 포지션의 수비를 담당했을 때를 기준으로 하며 128경기를 치루는 KBO14시즌에 맞춘다면 조정상수 * (128/162) * (실제수비이닝/팀전체수비이닝) 으로 환산될 수 있습니다. 단 KBO 리그 특성에 따른 수비난이도 차이와 포지션 별 선수pool의 차이는 이와 별개로 고려되어야 할 겁니다.
14시즌 포지션별 공격력의 격차는 KBO에서 WAR를 계산하고자 할 때 포지션 조정상수의 적정한 수준을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통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음은 리그 전체에 대해서 9개 각 포지션별 공격력수준(wRAA)입니다. 포수 포지션이 wRAA -25.4로 가장 낮고 1루가 +22.9 로 가장 높습니다.
자료 - 14시즌 각팀 포지션별 득점생산성(wRAA,wRC) 비교
http://baseball-in-play.com/155
이 데이터는 원래 14시즌 9개팀의 포지션별 공격력과 15년 대비 보강의 효율성이 큰 자리를 찾기 위해 확인한 것인데 동시에 KBO의 WAR 계산에서 포지션별 조정상수를 검토하는데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만약 포지션 조정상수가 실제 수비난이도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면 장기적으로 가용한 선수풀과 포지션전환을 통한 일종의 수요-공급의 시장메카니즘을 거쳐서 포지션별 공격력과 일치하는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꾸로 리그 포지션별 공격력 수준이 WAR의 포지션조정상수와 지속적으로 일치하지 않는다면 포지션조정상수와 수비난이도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뜻이 되겠죠.
14시즌 KBO의 실제 포지션별 공격력
다음은 MLB의 포지션조정상수와 KBO의 14시즌 포지션별 공격력을 비교한 결과입니다.
WAR Adj-const 는 KBO의 포지션보정상수가 아니고 MLB기준의 포지션조정상수를 단순히 리그경기수 차이로만 일단 조정한 결과입니다. MLB 기준상수에 (128/162)를 곱해서 반올림한 근사값인데, 만약 MLB에서 128경기에 출전한 선수에 대해 WAR 계산을 한다면 저 표에 있는 것과 같은 값을 적용한다는 것입니다.
KBO14 POS+는 리그전체의 포지션별 평균 득점력 수준입니다. WAR가 공격부분에 대해서는 wRC를 가지고 계산하고 wRC는 wRAA를 타석수 고려해서 환산한 것이기 때문에 KBO14 Pos+ 값과 같은 스케일이 됩니다. 14시즌 결과로만 보면 KBO의 포수들에게는 휠씬 더 높은 조정상수가 필요하고 2루수나 중견수에게는 좀더 낮은 조정상수가 필요합니다.
물론 이것은 겨우 한시즌만의 통계이기 때문에 검증가능한 수준의 데이터가 아닙니다. 해당 시즌 특정 포지션에서 탁월한 선수가 포지션의 평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14시즌 강정호가 없었다면 유격수 평균 공격력은 당연히 휠씬 낮아졌을 것입니다.
KBO를 대상으로 서로 다른 포지션 플레이어들의 WAR을 계산하고 그것을 근거로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래서 리그특성에 따른 포지션 조정상수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다시한번 강조하자면 포지션별 조정상수는 수비WAR를 위해서가 아니라 공격WAR를 위해서 필요한 팩터입니다. 포지션 조정상수를 신뢰할 수 없다면 완전히 동등한 득점기여도를 보여준 3루수와 우익수 중 3루수의 가치가 더 높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예를들어 wRC 90 점인 3루수 A와 마찬가지로 wRC 90점인 우익수 B에 대해서 WAR 가 A>B 라고 평가하는 유일한 차이는 포지션조정상수이기 때문입니다.
KBO의 포지션별 조정상수가 MLB와 같아도 볼 수 있을까?
MLB에서는 우익수와 좌익수의 수비난이도를 동등하게 봅니다. 하지만 아시아 야구에서 좋은 우익수는 좀 희소한 편인데 선천적인 피지컬 차이로 인해 오른쪽 코너외야수에 반드시 필요한 강한어깨를 가진 선수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또 밀어치는 우타자들이 많을 경우 휘어나가는 타구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센터 외야수의 경우 선수들의 피지컬 특성상 어깨가 강한 외야수보다 발이 빠른 외야수가 리그에 더 흔하다면 포지션 적합 선수 희소성이 달라지고 그것은 곧 포지션간 수비난이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우익수는 좌익수만큼 쉬운 포지션이지만 어깨가 다들 약해서 누구에게도 맡기기가 어려워” 라고 말해야 한다면 이건 넌센스입니다. 만약 누군가 우익수와 좌익수에게 동등하게 -7.5의 보정상수를 적용하는 계산모델을 신뢰하다면 그는 KBO의 좌익수를 우익수로 컨버젼했을 때 개인차는 있겠지만 평균적으로는 송구능력이나 그밖의 수비능력으로 인한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 믿는 것과 같습니다.
1루수나 2루수같은 오른쪽 내야수이 경우 KBO의 지속적인 좌타자 강세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유격수나 3루수 같은 왼쪽 내야수의 경우 선수들의 피지컬한 송구능력이 떨어진다면 KBO 기준의 수비난이도가 좀더 높아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포지션별 수비난이도와 포지션별 공격력 수준이 개념적으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포지션의 수비난이도가 높다면 그 포지션의 평균적인 공격력 수준은 희소성의 시장논리에 따라 결과적으로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좀더 많은 시즌의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면 많은 한국 세이버메트리션의 숙제이자 희망인 KBO에 객관적으로 적용가능한 WAR 계산모델 구축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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