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야구가 없는 날. 어쩌다가, 그리고 오랬만에 만화 [미생]을 봤다. 울컥한 장면이 있었다. 아직 살아있지 못한 이들이 살아보겠다고 열심히 싸우는 이야기라서 그럴거다.

상태 좋을때 야구를 보면, 매 순간 순간이 그 만화같다. 한 선수의 커리어가, 한 시즌의 팀이, 한 경기의 승부가 꼭 그렇다. 아직 살아있지 못한 이들이 열심히 싸운다.

싸운다는건 피보자는 악다구니가 아니다. 싸운다는건 내가 좀더 나은 사람이 되려 하는 과정이고 노력이다.

또 싸운다는건 늘 과정이다. 매번의 패배는 지독하게 무참하게 아프지만 또 참 별거아닌 것이기도 하다.

3점쯤 남기고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투수가 볼넷을 3개쯤 내준 후 시원하게 만루홈런을 맞고나면, 그들도 우리도 세상이 다 끝장난 것처럼 처참하다. 하지만 새로운 날이 밝고 저녁 무렵, 다시 리셋된 경기가 시작된다. 한 시즌을 망쳐도 다음시즌은 돌아온다.

물론 기회는 늘 한정되어 있다. 내일도 기회가 있을지 내년에도 유니폼을 입을지 알 수없다는 말도 맞다. 하지만 기회는... 다시 오기 마련이다. 경기장 안에서든 밖에서든.

야구란 경기가 뭐냐에 관한 드립은 여러가지 있다. 공놀이 중 유일하게 사람이 들어와야 득점하는 경기라나 뭐 그렇것도 있고. 끝날때까지 안끝나는, 타임아웃이 없는 경기라는 것도 있고.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야구란 [리셋]이 반복되는 게임이다. 한 타자 승부를 망쳐도 다음 타자는 0-0카운트로 시작되고 한 이닝을 망쳐도 다음 이닝은 0아웃 주자없음에서 시작한다.

지난간 것은 지나간대로 돌이킬 수 없지만, 또 그 다음의 도전은 그래도 패널티 없이 리셋된 조건으로 다시 시작된다. 팀 기록보다 개인기록이 더 남는 면도 이를 받친다. 선발투수가 13점을 줬다한들 구원투수는 3이닝 무실점 기록을 남길 수 있다.

그래서 야구를 좋아한다.

매일매일 하는 종목도 잘 없지만, 그저 한경기 안에서도 그만큼 굴곡이 거듭되며 그렇게 많은 장면을 만들기 어렵다. 아마도 거의 야구만 그렇다. (골프가 약간 비슷한 면이 있으려나. 하지만 그건 매일 안한다.)

그러니 엄한짓 하지 말고 잘 지키자. 존중하자. 상대도 팬도. 그리고 야구도. 그걸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규칙도 규약도. 그래야 나도 우리도 우리의 아이들도 오래오래 이걸 즐길게 아닌가.

 

https://www.facebook.com/toa.united/posts/1823465837964880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