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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은 정말 수비범위가 넓은 유격수인가?
- 2013.7.17
트윈스이 유격수 오지환은 2011년-12년 연속헤서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한 야수였습니다. 타자로서는 삼진을 가장 많이 당하는 선수이니 그닥 자랑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심심찮게 터지는 홈런과 장타, 그리고 꽤 낮은 타율에도 불구하고 팀내 타점 순위에서 항상 상위에 있는 미래의 대형 유격수 오지환의 수비력에대한 디스를 당할 때 마다 팬심은 본능적으로 그를 변호하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그때 등장하는 가장 대표적인 근거가 2가지 인데,
하나는 발군의 하드웨어와 운동능력, 강한 어깨가 지금 당장은 유격수 경력이 짧고 경험이 일천하여 모자란 점을 보이지만 앞으로서의 성장 잠재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할 것이다 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실책이 많긴 하지만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탁월한 수비범위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수비능력이 꼭 나쁜 건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리그의 대표 유격수 계보를 잇는 이종범이 적지 않은 실책 갯수를 기록한 것 때문에, 화려한 공격력과 가끔 나오는 임팩트있는 호수비 때문에 이종범은 수비수로서는 과대평가된 선수다 라는 유명한 논쟁=떡밥도 있습니다.
즉, 좋은 수비수는 빠른 타구판단과 영리한 시프트, 민첩한 first-step 으로 이미 타구의 기록을 잡기 때문에 화려한 파인플레이는 오히려 좋은 수비력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도 합니다.
비교적 오랬동안 야수의 수비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 필딩율 = (수비기회-실책) / 수비기회 즉 실책하지 않은 확율은 명확해보이기는 하지만 그것도 실상 헛점이 많습니다. 흔히 만들어지는 논쟁을 봐서 알듯이, 어떤 타구가 실책인지 안타인지 하는 것은 기록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집니다. 즉 잡기 어려운 타구를 대충 쫓다가 말 경우, 그게 실책으로 기록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아주 쉬운 타구를 포기해버린다면 이야기가다르지만) 따라서 수비범위가 넓은 내야수의 경우 그로인해 도리어 실책수가 늘어나는 경향도 없진 않습니다. 물론 기록원의 판단은 이런 것까지 고려하기때문에 적극적인 수비로 인한 낙구 등을 내야안타로 처리합니다만 일부 영향이 없는건 아닐겁니다.
좀더 객관적인 야구지식을 목표로 했던 세이버메트리션들 역시 야구기록의 오랜 약점이었던 수비기록에 대한 고민을 했고, 비교적 심플하면서도 일찍 출현한 지표가 레인지팩터(Range Factor)입니다.
레인지팩터는 야수가 수비를 하면서, 얼마나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는지를 측정합니다. 해서 자살(putout 플라이아웃 등 직접 잡아서 아웃시킨 경우와 공을 잡아 직접 선수를 태그하거나 베이스를 태그한 경우)+보살(assist 다른 야수에게 공을 던져 아웃시킨 경우)이 합계를 구하고, 그것을 수비이닝으로 나눕니다. 그리고 한경기 기준으로 환산하기 위해 9을 곱합니다. 이 지표를 RF/9 로 표시합니다.
레인지팩터가 야수의 수비범위를 측정하는 지표로 인정받는 것은, 몇가지 가정을 바탕으로 합니다.
통계적으로 충분히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우연 요소에 의해 결정되고 또 수비수가 통제할 수 없는, 타구가 어디로 날아올 것인가.라는 변수와 상관없이 대략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얻을수 있다. 입니다. 당연히 공이 많이 날아오면 더 많은 자살,보살 기회를 얻기 때문에 이것으로 인해, 어떤 야수가 과다하게 높은 RF/9 지표를 기록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충분히 많은...의 기준은 700이닝 이상 정도로 하는 것이 통설입니다.
한두경기를 가지고 계산을 한다면 우연히 자기 자리로 많은 타구가 날아온 수비수가 높은 레인지팩터를 기록하겠지만, 충분히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할 경우, 결국 같은 수비 포지션에는 같은 갯수의 타구가 날아온다고 봐도 좋다...라는 겁니다. 그럴경우, 유독 더 많은 타구를 잡아낸 수비수는 아마도, 더 넓은 수비범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거입니다.
또하나, 단순히 아웃시킨 갯수만을 카운트한다면,,, 안타성타구를 4개 잡은 야수A와 평범한 타구 5개를 잡은 야수B 중, 레인지팩터에 의해 B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레인지팩터는 모자란 지표라는 주장도 맥락이 좀 다릅니다. 충분히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특정한 선수에게만 안타성 타구가 더 많이 날아간다는 가정은 무의미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700이닝 이상의 수비기간 중, 누가 더 많은 타구를 잡아서 아웃시켰는지를 비교해보면 간접적으로 그리고 결과적으로 누가 더 넓은 수비범위를 가졌는지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레인지팩터의 목적입니다. 이 평가지표 역시 다른 수많은 것들처럼 세이버메트릭스의 창안자 빌제임스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지표가 신뢰할만하다는 전제에서, 말많은 수비범위 논란은 좀더 객관적인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은 2012시즌의 유격수 수비지표입니다. (출처: 엠팍 내사랑연아님 글)
오지환의 레인지팩터는 5.143으로 롯데문규현에 이어 300이닝 이상 수비한 유격수 10명 중 두번째 입니다.
김선빈은 4.599 손시헌은 4.385 김상수는 3.913 강정호가 4.839 입니다.
물론, 25개라는 좀 아픈 실책갯수로 인해 필딩율은 0.963에 머물긴 하죠.
이 숫자의 의미는 9이닝 한 경기를 치를때, 오지환은 유격수 포지션에서 5.143 개의 아웃카운트에 공헌한다는 뜻입니다.
레인지팩터의 비교는 당연히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끼리만 해야 합니다. 서로 다른 포지션은 특성상 평균적인 레인지팩터 범위가 완전히 다르니까요. 1루수가 가장 높고, 외야수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즉 적어도 레인지팩터로 본 오지환의 수비범위는 극악한 실책숫자를 기록한 2012년에조차 리그 최고수준이라는 겁니다.
수비력이 좋다고 하는 손시헌이나 김선빈과 비교해서도 꽤 차이가 납니다.
실수는 많았지만 더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데 공헌한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레인지팩터에도 단점과 한계가 많습니다. 많은 데이터를 참고한다고 해도, 소속팀의 투수들 성향에 따른 편차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그 팀의 투수들이 엄청나게 많은 스트라이크아웃을 잡아내는 유형이라 하면, 그 팀의 야수들은 레인지팩터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지요.
다만, 레인지팩터가 높으니까,,, 무조건 수비범위가 넓은 야수다라고 단정짓는건 위험하지만, 적어도 레인지 팩터가 낮은 선수 보다는 높은 선수가 넓은 수비범위를 가졌을 개연성이 좀더 있다고 볼 수는 있을것입니다.
정확한 숫자를 찾아내진 못했지만, 오지환의 레인지팩터는 2011년에서 12년으로 넘어오면서 비약적으로 향상된 걸로 압니다. 팬 입장에서 체감하기로도 11년과 12년의 수비가 확실히 달라보였지요.
하나 더 붙이지만, 늘 까이는 이대형의 중견수 수비 스탯입니다.
2012년에는 수비이닝이 충분히 많지 않아서 레인지팩터를 사용하기가 좀 어렵고, 검색질해서 찾을 수 있었던 것이 로-데이터는 아니고 다른 분이 그 시즌의 중견수 RF 순위르 매긴 자료였습니다. 2007년에는 2.41로 전체 리그 중견수 중에서 1위였구요. 2009년에도 역시 이대형-김강민-이종욱 순서로 리그 중견수 1위였다고 합니다.
2011년도 기록도 마찬가지네요.
2011 KBO 수비만으로 뽑은 골든글러브 http://blog.naver.com/ysi82/140147125537
레인지팩터는 역시 1위이고, 다른 수비능력까지 고려한 지표에서는 2위였습니다. (1위 전준우. 주로 송구능력으로 인해서)
[출처] 2011 KBO 수비만으로 뽑은 골든글러브|작성자 Spero
실책수에 따라 달라지는 필딩율은 애초에 늘 최고수준이었기 때문에 (시즌 내내 실책이 1개가 될까 말까) 적어도, 필딩율과 레인지팩터 기준으로 이대형은 리그에서 수비능력이 좋은 중견수입니다. 물론 송구능력은 단점이고요.
따라서, 타구판단이 늦어서 쉽게 잡을 공도 어렵게 잡는, 그러나 막상 수비범위는 좁은 아주 겉멋에 환장한 몹쓸놈이란 것은 적어도 편견이고 사심이라고 봅니다.
다른 모든 지표가 그렇듯이, RF/9 을 근거로 이대형이 100퍼센트 확실하게 수비범위가 넓은 중견수라 주장하기에는 한계와 오차가 있겠지만, 적어도 수비범위가 좁다고 말할 이유는 없다는 겁니다. 그의 수비범위가 타구판단에 의한 것이든 빠른 주력에 의한 것이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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