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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무릎 부상 - 5년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다.

by 토아일당 2015. 5. 15.


무릎 통증을 느끼며 주저앉은 이동현


5월14일 NC전은 연장 12회 0-0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경기내내 답답했던 타선은 아쉽지만 거꾸로 12이닝을 무실점으로 지킨 투수들은 칭찬받아 마땅했습니다.  


돌아온 우규민은 예의 정교한 제구와 무브먼트 좋은 구질로 5.1이닝을 2안타만 허용하며 막아냈고 신재웅, 정찬헌, 이동현, 봉중근, 김선규, 윤지웅 6명의 불펜투수는 나름 쉽지 않은 고비를 넘기며 적어도 패배로부터 팀을 구했습니다.


트윈스에게 이동현은 승리보다 중요한 선수다


그런데 대부분의 팬들에게 승부만큼 절실했던 것은 이동현에게 아무일도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을 것입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그는 처음 두 타자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고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습니다.  조영훈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손시헌을 중견수 플라이아웃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치긴 했지만 무릎에 통증을 느끼며 주저앉았고 부축을 받으며 겨우 덕아웃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어제 5월14일 NC전 이동현 무릎통증 장면

http://sports.news.naver.com/videoCenter/index.nhn?uCategory=kbaseball&category=kbo&id=126866&redirect=true


경기 후 구단 관계자는 MRI 촬영 결과 별 이상이 없었다고 밝혀 그래도 다행이다 느끼긴 하지만 5년전의 어떤 장면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2010년, 세 번의 팔꿈치 수술과 5년이 넘는 재활을 기적적으로 이겨내고 트윈스의 마운드로 돌아온 2년째 시즌이었습니다.  2009년 5월20일 광주 기아전에 복귀전을 치뤘고 이날 경기의 최고구속은 138kmh였습니다.  구속 1km에 진통제 한알을 먹어가며 구속을 올렸다는 이동현이었고 그렇게 148km가 찍힌 걸 보고 펑펑 울었다던 그였습니다.  2010년에는 필승조의 한명으로 복귀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타구를 피하다 마운드에 쓰러진 이동현


8월21일 이동현은 넥센전에서 선발 봉중근에 이어 8회에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1사 주자2루 상황에서 3번타자 유한준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투수를 향해 날아갔고 이를 피하던 이동현은 무릎을 다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습니다. 


2010년 8월21일 넥센전 8회 이동현 부상장면

http://sports.news.naver.com/videoCenter/index.nhn?category=kbo&id=7815&gameId=20100821WOLG0&listType=game&date=20100821


다음날 기사는 구단관계자의 말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다행이 몸에 큰 무리가 없어 오늘부터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한다."  물론 당시에도 MRI촬영 등의 정밀검사를 마친 후였습니다.  

다음해 2011년 겨울캠프 중 김광수와 함께 마무리 자리를 놓고 경합하던 이동현은 그러나 계속된 부진으로 일찌감치 2군으로 내려가야 했습니다.  초반의 기세좋던 팀 분위기가 무색하게 중반을 향하면서 바닥을 모르고 순위가 쳐박히던 바로 그해의 일입니다.  


당시 최계훈 투수코치는 그의 부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시즌 전에 공을 많이 못던진게 부진의 이유다. 이동현은 왼쪽 무릎 통증으로 마무리 훈련을 건너 뛰었고 스프링캠프 때도 발목을 다쳐 많은 공을 던지지 못했다."


제가 의사도 아니고 팀 트레이너도 아니니, 2010년 8월의 경기 중 무릎부상, 그리고 정밀검사 후 이상없음 판정을 받고 바로 복귀한 것과, 2011년 겨울캠프 동안의 통증 그리고 그 시즌의 지독한 부진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을지 확언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2011년 내내 이동현의 부진에 대해서 코칭스탭의 설명이나 이동현 자신이 인터뷰 등에서 밝힌 것이나 공통적으로 왼쪽 무릎 문제를 지목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어떤 인터뷰에서 그 즈음의 부진을 그가 어떻게 극복했는지 밝혔던 적도 있습니다. 


"고양원더스 게임이 있었는데 감독님(김성근감독)이 문제점을 찾아주셨죠.  왼쪽 무릎을 전혀 못쓴다. 팔꿈치가 좀더 높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물론 이것 역시 인과관계가 명확하다 보긴 어렵죠.  다만 2010년 드디어 승리조급의 투수로 돌아왔던 이동현에게 다시한번 위기이고 또 시련이었던 이듬해의 부진에 대해 공통적으로 "무릎"이 걸려 있다는 것이 그저 우연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011년 부진의 원인은 무릎 이상 때문이었다


이동현의 무릎에는 또다른 사연도 있습니다.  말도 많던 김기태 감독 시절의 체력테스트.  2013년 이동현은 사이판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4km 달리기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이유는 무릎통증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김기태 전 감독은 체력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그에게 "고통을 극복하는 정신력을 키워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고 어떤 팬들 역시 "운동선수가 그 그정도도 못뛰느냐" "훈련 안하고 놀았느냐"고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그 즈음의 기사에는 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사실 이동현은 무릎 부상을 안고 달렸다. 그의 무릎은 10년 가까이 통증이 계속되고 있는 부위다. 지난해 체력테스트에서 이동현은 5바퀴를 돌고 무릎이 너무 아파 절뚝거리며 걸었다. 


이동현은 "무릎 아프다는 것이 핑계일 수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다는 것으로 (운동을 안 했다는) 오해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그는 "무릎은 제가 관리를 해야하는 부분이다. 이거 뛰고 아프다고 할 게 아니어서, 또 봐준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아 감독님께는 아무 말씀도 드리지 않았다. 캠프 못 가는 것은 내 잘못이고 받아들여야 할 몫"이라고 덧붙였다.


일간스포츠 2013년 1월9일 


그가 어떻게 3번의 팔꿈치 수술을 해야 했고 또 어떻게 트윈스의 마운드로 돌아왔으며 그가 어떤 투혼으로 팀을 지키고 있는지 모를 팬들은 없습니다.  아픔이 되풀이되지는 말아야 합니다.  게다가 불운이 아니라 실수나 방심으로부터 그런 일이 생겨서는 더 안될 일입니다.  


물론 어제 경기에서 이동현의 모습은 그래도 5년전의 그 경기에서보다 휠씬 덜 힘들어보이긴 했습니다.  부축을 받아야 했지만 스스로 걸어서 덕아웃으로 가기도 했습니다.  이상을 느낀 부위가 그동안 문제가 있었던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이라서 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른쪽은 오른쪽 대로 투구 때 체중이 실리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굳이 따지면, 5년 전의 그날도 팀의 관계자는 "이상이 없다"고 했었습니다. 


괜한 트집을 잡고 분위기를 험하게 몰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이동현은 도무지 엄살도 모르고 몸 사리는 것도 할 줄 모르는 천하의 멍청이라는 걸 잊으면 안됩니다.  그는 아프면 안됩니다.  그는 아프면 절대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