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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9회말 1점차 리드, 얼만큼 "쫄아야" 합리적일까?

by 토아일당 2015. 7. 29.


1점차 리드한 상태로 마지막 이닝 9회말이 시작될 때, 수비팀의 승리확율은 78%입니다.  이는 MLB 1979년부터 1990년까지 12시즌의 모든 경기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기준은 경기당 득점 5.0)  대략 이런 상황 네번 중 한번 정도 역전패를 허용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때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한다면?  승리확율은 65%로 낮아집니다.  50%보다 높기는 하지만 승리를 장담하긴 어려운 숫자입니다.  대신 첫타자를 잡아내며 1사 주자없음 상황이 되면, 승리확율은 88%로 높아집니다. 


야구는 모르지만, 동시에 확율의 경기입니다.  득점차, 아웃카운트, 베이스 상황에 따라 수많은 경기에서 벌어졌던 결과를 분석하면 경기결과에 대한 통계적 확율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과반의 승리확율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은, 1사13루 까지입니다.  무사12루, 무사3루, 무사13루, 무사23루, 무사만루 중 하나의 상황이 생기면 1점차 리드에도 불구하고 승리확율보다는 역전패 확율이 더 높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은 좀 덜 현실적인 가정입니다.  왜냐하면 9회말 1점차 리드로 마지막 이닝이 시작되면 보통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마무리투수가 등판합니다. (물론 그런 투수가 있을 때 이야기겠지만)


위의 승리확율은 경기당 득점 5.0을 기준으로 한 결과입니다.  만약 클로저의 ERA가 1.8 수준이라면 이에 맞춰서 승리확율 시뮬레이션은 조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야구에는 비자책실점이 있기 때문에 ERA 1.80 일 때 경기당 득점은 2.0 정도 됩니다. 


 


결과입니다.  이닝이 시작될 때의 승리확율은 90%로 높아집니다.  첫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으면 95%가 되고 첫타자 출루를 허용할 경우라도 73% 수준입니다.  승리확율이 과반이 넘는 조건은 1사만루 근처입니다.  이때까지는 반반 정도의 승리확율을 가질 수 있습니다.  ERA 1.8 의 최상급 마무리투수가 등판했다면 무사13루, 무사23루, 무사만루를 제외하고는 그래도 승리확율이 50% 보다 높습니다.


평범한 투수와 압도적인 마무리투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1점차 승부의 승리확율은 아슬아슬한 부분이 많습니다.  투수가 최선의 피칭을 한다고 해도 야구에는 행운과 불운에 의한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9회말 1점, 2점, 3점차 각각의 24종류 base/out 조건에 따른 승리확율입니다.  기준은 경기당 R/G 5.0의 득점환경입니다. 타이트한 승부에서 멘탈관리를 위한 통계적 조견표 정도로 여기면 됩니다.


물론, 야구란 것이 이렇게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관전할 수 있는거라면 팬심의 번뇌도 없을 것이고, 애당초 야구팬이란 종족이 생겨날 수 없었을지도 모르죠.  그래도, 원하지 않는 생각도 안했던 역전패를 허용했을 때, 그게 꼭 내게만 닥친 특이한 불행이 아니라 야구에서 이런 저런 통계적 확율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여기며 멘탈을 추스르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위의 결과는 글 앞에서 말했듯이, 1979년부터 1990년까지 MLB 득점환경의 조건에서 분석할 결과입니다.  따라서 KBO의 득점환경에서는 약간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