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승부는 볼카운트 싸움부터 시작합니다. 유리한 카운트는 확율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타자에게 가장 유리한 볼카운트는 단연 3B0S 입니다.
14시즌 볼카운트 별 타격결과를 보면, 3B의 결과는 평균보다 많이 좋습니다. 타출장 .500/ .972/ .887 입니다. 하지만 이 기록의 대부분은 볼넷에 관한 것입니다. 3B에서 승부가 결정된 타석은 45853타석 1101번인데 그중 939번은 볼넷이고 몸에맞는공이 2번 있습니다. 이걸 빼고나면 3B0S 에서 실제로 타격이 이루어진 경우는 62번 밖에 안됩니다.
좀더 데이터가 많은 05_11 기간을 보면 타출장 .365/ .956 .626 으로 14시즌보다는 약간 낮습니다. 7시즌 동안 타격이 이루어진 횟수는 422번입니다. 전체 타석결과 중 0.15%에 불과합니다.
(가칭) 볼카운트 chronicle ep.1 의 관심은 45853타석 중 62번에 불과한 3B0S의 타격결과가 아니라 --- 3B0S 카운트 에서부터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가 입니다. 그 안에는 3B0S 에서 기다리지 않고 배트를 휘두르는 타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은 그것을 통해 얼마나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는가 같은 의문들과, 3B에서 기다린 타자들은 그렇지 않은 타자들에 비해 더 좋은 결과를 얻었는가 하는 의문들이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14시즌 타석에서 3B0S 카운트가 만들어진 경우는 (고의사구 제외하고) 2319번입니다. 이것이 이제부터 추적할 대상입니다.
다만, 여기서 당장 3B에서 타격을 하면 좋은거야 안좋은거야 라고 묻는 것은 좀 이릅니다. 타자의 성향과 능력에 따라 다르고, 상대 투수의 대응에 따라 달라지는 면이 너무 많습니다. 일단은 말 그대로 [연대기]입니다. 그 순간으로부터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좀더 세밀하게 추적하는데까지가 목적입니다.
3볼 카운트에서 타격한 경우는 2319번 중 62번
3B에서 4번째 투구도 존을 벗어나 볼로 판정된 경우가 일단 942번입니다. 이들은 1루로 걸어나갑니다. 2319번의 타석 상황 중 40.6% 입니다. 53.3%인 1237명은 스트라이크를 지켜보았습니다. 타자가 배트를 휘두른 경우가 128번으로 6.1% 인데 이중 20명은 헛스윙, 56명은 파울, 62명은 인플레이 타격을 했습니다.
평균적으로 투구에 대해 인플레이 타격을 하는 비율은 18-19% 정도인데 3B에서 인플레이 타격을 한 비율은 2.7% 로 아주 낮았습니다.
타격 결과로 6개의 홈런, 6개의 2루타, 19개의 1루타가 나왔고 절반은 아웃되었습니다.
3B 이후의 4구 째에서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944명은 1루에 걸어나갔고 62명은 인플레이 타격으로 절반은 출루, 절반은 아웃되었습니다. 이제 볼카운트는 3B1S가 되었고 타석에 남아있는 것은 1313명입니다.
5구째가 볼이 된 경우가 369번입니다. 1313명 중 28.1%는 다시 1루에 걸어나갑니다. 이제 3B에서 출발한 2319명 중 볼넷 또는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간 비율은 56.7%가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타자는 274명입니다. 배트를 휘두른 타자는 665명. 5구째 공을 상대한 타자 중 50.6%입니다. 4구째에 휘두른 타자가 6%에 불과했던 것이 비하면 엄청나게 높아진 비율입니다.
배트를 휘두른 665명 중 헛스윙이 86명, 파울이 261명, 인플레이 타격이 318명이었습니다. 3B1S 에서 타격한 결과는 타율 0.345 장타율 0.638 입니다.
3B에서 3B1S가 된 경우의 타격결과는 3B1S의 평균타격결과보다 나쁘다
3B에서 3B1S가 된 상황에 한정짓지 않고 모든 3B1S 타석의 결과를 보면, 타율 0.385 장타율 0.711 입니다. 비교한다면 (단, 작은 샘플사이즈크기 주의) 2B1S에서 3B1S가 된 경우에 비해 3B0S에서 3B1S가 된 경우의 타격결과가 약간 더 나빴습니다.
인플레이 타격결과 | 타율 | 장타율 |
3B0S > 3B1S (N=318) | 0.345 | 0.638 |
모든 3B1S(N=1012) | 0.385 | 0.711 |
또다른 흥미있는 결과는, 2B1S>3B1S 조건에서 볼넷 비율이 30.1%인 것에 비해 3B0S > 3B1S 경우 볼넷 비율은 27.9%로 그보다 약간 낮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의 샘플사이즈는 3B0S > 3B1S 경우가 1313개이고, 2B1S > 3B1S 가 3103개. 인플레이 타격의 경우보다 휠씬 큽니다. 유의미한 결론을 유추할 정도로 충분히 큰지는 좀 애매하지만)
5구째 타석에서 370명(HBP 1명 포함) 이 걸어나가고 318명이 인플레이 타격 결과로 출루하거나 아웃되었습니다. 이제 타석에 남은 것은 2319명 중 27% 인 625명이 6구째를 기다리게 됩니다. 볼카운트는 3B2S 풀카운트. 따라서 이제부터는 “삼진”이라는 타석결과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6구까지 승부가 이어지는 경우는 27%
625명의 타자 중 15.7%인 98명은 6구째 삼진으로 타석에서 쫒겨납니다. 루킹 스트라이크 삼진이 30명, 헛스윙 삼진이 68명입니다. 전체 풀카운트 타석의 삼진비율은 21%인데, 3B0S > 3B2S 6구째의 삼진비율이 약간 낮았습니다. 아마 애당초 3B0S 를 허용한 투수가 평균이하인 투수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결국 6구째 걸어나간 타자는 155명이고 인플레이 타격을 한 경우가 211명입니다. 3B의 4구째 인플레이 타격비율이 2.7%에서 3B1S의 인플레이 타격비율이 13.7%로 크게 높아졌는데 3B2S에서는 9.1%로 다시 약간 낮아졌습니다. 이들의 타격결과는 타율 0.327 장타율 0.535 입니다. (헷갈림 주의 - 인플레이 타격결과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타석과 타수의 차이는 없습니다)
625명 중 98명은 삼진, 155명은 걸어서 출루, 211명은 인플레이 타격을 했으니 나머지는 161명입니다. 이들은 6구째 공을 쳐서 파울이 된 경우입니다.
이제 7구. 볼카운트는 여전히 풀카운트. 38명은 기어이 볼넷을 고릅니다. 몸에 맞는 공도 2개. 40명이 더 걸어나가자 지금까지 3B 이후에 걸어나간 타자의 숫자는 1509명이 되었고 2319명 중 65%가 됩니다. 7구 인플레이 타격은 50명. 3B 이후 인플레이 타격으로 승부를 낸 숫자는 27.6%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삼진당한 타자는 125명. 누적으로 5.4%입니다.
3B로 시작했지만 삼진 당한 타자는 전체 5.6%
8구째에 여전히 타석에 남은 것은 41명. 이들의 최종 타출장은 .240/ .536 /.400 입니다. 15명은 기어이 볼넷을 골라냈고 HBP가 1명, 1루타 4명, 2루타 1명, 홈런 1명, 삼진 5명입니다.
차트에서 바그래프 오른쪽 연두색과 진청색 부분은 각각 볼넷과 인플레이타격입니다. 따라서 이 둘을 합치면 해당 카운트에서 타석결과가 최종 결정된 비율이 됩니다.
모든 타석 중 3B0S 이후의 승부를 가장 길게 끌고갔던 타자는 엘지트윈스 정의윤이었습니다. 10월5일 넥센전에서 3-3동점 6회말 4번타자로 이닝 첫타석에 섰습니다. 투수는 조상우. 볼 3개가 연달아 들어와서 3B0S가 되었는데 이후로 스트라이크 2개를 그냥 지켜본 후 파울-파울-파울-파울.
10구째 타격한 공이 유격수 앞으로 굴러갔는데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으로 1루까지 안착. (이날은 15년 7윌 MLB 이달의 신인 강정호가 에러 2개를 한 날)
정의윤은 이어진 안타와 희생번트, 땅볼로 득점까지 성공했습니다. 이날 경기는 9회초 다시 4-4 동점이 되었다가 9회말 오지환의 끝내기안타로 맺어지는데, 시즌 막판 넥센은 정규시즌 우승을 위해, 엘지트윈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피말리는 막판 레이스를 펼치던 중이었기 때문에 2014시즌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고 긴장감이 높았던 타석 승부 중 하나였습니다.
3B에서 4구째를 헛스윙한 타자 중 누구도 그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3볼에서 시작한 2319번이 타석 승부에서 한가지 특이한 사항이 있습니다. 그건 3B0S에서 기세좋게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헛스윙에 그쳤던 20명의 최종 타석결과입니다. (샘플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우연일 수도 있긴 하지만) 이들에게는 최소 2번 이상의 기회가 더 남아있었습니다. 타석에 가장 오래 남았던 것이 7구까지 간 경우인데 2번 있습니다.
4월2일 엘지-SK 1회초 4번타자 조쉬벨은 볼-볼-볼-헛스윙-헛스윙-파울 후에 7구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7월27일 SK-넥센 3회초 박병호가 볼-볼-볼-헛스윙-헛스윙-파울 후에 7구 볼넷을 얻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3B에서 4구째를 헛스윙한 20번명이 타자 중 누구도 그 타석에서 안타를 친 적이 없습니다. 12명이 볼넷, 6명이 삼진, 6명이 범타로 타석을 마쳤습니다.
반면 3B의 4구째를 휘두른 것은 같지만 파울이 된 경우의 타자 62명은 최종 타석결과가 타율 0.300 장타율 0.766 이었습니다.
기다린 쪽보다는 그래도 휘두른 쪽이 좀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
3B0S에서의 4가지 배팅 어프로치 즉 [인플레이타격] [헛스윙] [파울] [루킹스트라이크] 각각의 그룹을 나누어 비교할 경우 (여전히 샘플사이즈 주의) OPS기준 전체적인 타격결과는 파울>타격>루킹>헛스윙 순서이고, 타율은 타격>파울>루킹>헛스윙, 순장타율은 파울>타격>루킹>헛스윙 순서입니다. 출루율의 경우는 파울>루킹>타격>스윙 순서입니다.
이런 결과에 대해 굳이 해석을 한다면 3B에서 노리고 방망이를 돌렸음에도 공을 맞추지 못할 정도의 컨택능력이라면 볼카운트가 어찌 시작하든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는 어렵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반면 3B1S에서의 배팅 어프로치는 적극적인 그룹과 소극적인 그룹에서 일정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3B1S 헛스윙 그룹을 포함해서 인플레이타격, 파울, 헛스윙 3그룹의 장타율이 모두 루킹스트라이크 그룹보다 확연하게 높습니다. 출루율은 타격 쪽이 약간 낮고 나머지 헛스윙, 루킹, 파울 그룹이 비슷합니다.
3B로 시작된 모든 타석 결과는 타율 0.294 출루율 0.758 장타율 0.520 IsoP 0.225 입니다. 14년도 리그평균이 타율 0.289 장타율 0.443 인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인 정도는 아닙니다. 게다가 전체 타석 중 65.7%가 사사구 출루가 되면서 타석 수에 비해서 유효타수가 엄청나게 적었던 것에 비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볼카운트 3B0S 에서부터 타자에게 아주 유리한 승부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타자가 얻을 수 있는 잇점은 대체로 출루에서 온다고 보는게 좋겠습니다. 3B로 시작된 타석에서 타자가 출루에 실패한 것은 24.2% 밖에 안되기 때문입니다.
*** 사용된 데이터에는 피치 log를 분석하면서 생긴 소소한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해당 빈도수 대비 1%나 0.5% 미만 수준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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