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은 타자에게 불리하다. 다른 구장이면 넘어갈 타구들이 펜스 앞에서 잡힌다. 좌우중간의 거리는 메이저리그 기준으로도 최상위권에 속할 만큼 크다.
다음은 잠실X존이 사라진 2011년부터 2015년(9월10일 현재 기준) 잠실과 잠실이 아닌 구장의 모든 타석에 대한 통계이다.
* Run/40PA 는 경기당 득점 대신 사용한다. 경기당 득점은 연장이닝의 차이, 홈팀이 9회말 공격을 하지 않고 끝낸 경우 등으로 인한 오차 때문에 타석당 득점이 좀더 정확한 득점환경 지표가 된다. 대신 좀더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한 경기 당 타석수에 해당하는 [40타석 당 득점]으로 변환한 것이다.
모든 타격지표에서 비-잠실이 더 높다. 넓은 구장으로 인해 외야의 타구가 안타가 될 확율이 높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BABIP 조차 비-잠실이 높다. 600타석 당 홈런수는 잠실에 비해 비-잠실이 무려 1.8배 많다. 반면 득점은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닌데, 비-잠실이 9% 더 많은 정도이다.
타자들의 무덤, 잠실구장
잠실과 비잠실 타격기록의 격차는 근래에 더욱 커지고 있다. 14년도에 40타석당 득점은 비잠실/잠실이 5.69점/4.95점으로 15% 차이가 나고 홈런은 600타석 기준으로 16.9개/9.1개로 1.85배 비잠실이 많아졌다. 비슷한 타고성향이 이어지고 있는 15년에는 더 격차가 벌어졌다. 득점은 비잠실이 20% 많고 홈런은 1.92배 많다. OPS는 2011-2015 전체에서는 6% 차이, 14년에는 10.1%, 15년에는 12.3% 차이가 난다.
타고성향이 강해질 수록, 잠실-비잠실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참고로 잠실경기 비중이 큰 엘지와 두산 두 팀의 투수력이 특별히 더 강했던 것은 아니었다. 시즌마다 약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간 전체로 놓고 볼때 두 팀의 허용실점은 리그 평균보다 나쁜 편에 속한다.
올해부터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는 팀은 전체 144경기 중 80경기를 잠실에서 나머지 64경기를 비-잠실에서 치른다. 나머지 8개 팀은 16경기를 잠실에서, 128경기를 비-잠실에서 한다. 잠실과 비잠실의 타석당 홈런수 차이는 1.92 이지만 다른 팀 타자들도 잠실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경기수에 맞게 이를 조정하면 엘지, 두산의 타자들이 홈런수에서 손해보는 것은 34% 정도이다.
27개의 홈런을 친 두산 김현수가 다른 팀에 있었다면 36개의 홈런을, 홈런 18개의 박용택은 24개를 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OPS 는 그보다 차이가 작은 5.9% 정도이다. 하지만 값의 밴드가 다르기 때문에 이것도 작은 차이는 아니다. 김현수의 10월1일자 OPS는 0.973로 리그9위인데 여기서 5.9%가 늘어나면 1.030 이 되면서 1.016의 김태균을 제치고 4위가 된다. 박용택은 0.873 이 0.924 이 되면서 23위에서 18위가 된다.
물론 투수들에게는 반대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투구지표에 따라 효과는 다르게 작용한다. 피홈런에 영향이 가장 크고 피OPS나 ERA에 대한 영향은 상대적으로 더 작다.
하지만, 타자들에게 불리한 만큼 투수들에게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팀 전체로 보면 불공평하다 할 문제는 아닐 수도 있다. 홈팀이나 원정팀이나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하며, 타자에게 불리한 만큼 투수에게 유리함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타자의 특성에 따라 또는 투수의 성향에 따라 누군가는 구장영향을 많이 받고 누군가는 아니다. 그래서 이것이 전략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 몇해 동안 잠실 두 팀의 넘버1 타자는 박용택과 김현수이다. 그런데 이 둘은 묘하게도 구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2011-2015 기간 동안 김현수의 타구장 OPS는 0.860 인데 잠실OPS는 0.857로 거의 비슷하다. OPS보다 좀더 정확한 지표인 wOBA로 보면 오히려 잠실wOBA가 비잠실wOBA보다 높다. 박용택은 아예 잠실OPS가 타구장OPS보다 더 높다. 비잠실에서 0.838 인데 잠실에서는 0.839 다.
전체 1000탁석+ 잠실250타석+ 타자 중 잠실과 상성이 가장 좋은 타자는 이원석인데 비잠실OPS 0.678 / 잠실OPS 0.761 이다. 안치홍, 이용규, 이진영 등도 비잠실보다 오히려 잠실에서 더 높은 OPS를 기록한 타자이다.
반대로 잠실과 안맞는 타자들도 있다. 리그에서 잠실과 상성이 가장 안좋은 타자는 묘하게도 엘지트윈스의 이병규(7번)이다. 그는 비잠실에서 OPS 0.977 의 막강한 공격력을 보였지만 잠실에서는 OPS 0.775 의 그냥 좀 치는 타자일 뿐이다. 이런 유형의 타자에는 박병호도 포함된다. 그는 잠실/비잠실 스플릿에서 0.903 / 1.074 를 기록했다.
올 시즌 가장 핫한 타자 중 하나인 유한준의 잠실OPS는 0.667(비잠실 0.856) 에 불과하다. 강민호 역시 0.688 에 그친다. 나지완도 0.695 다. 이들은 리그를 대표할만한 강타자들이지만 잠실에서라면 주전자리를 지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랬다면 커리어 내내 애증의 유망주로 늙어갔거나 또는 팀을 떠난 후에야 진가를 드러냈을지도 모른다. 이범호와 최정도 잠실에서 유독 약한 타자들이다.
관심있게 볼만한 비슷한 케이스에는 박경수와 최준석도 있다. 박경수는 잠실에서 OPS0.683 이었지만 잠실을 떠나면 0.818이다. 최준석 역시 잠실0.765 비잠실 0.888 의 격차를 보인다. 둘 다 잠실팀을 떠나 더 빛나고 있는 타자들이다.
잠실 생태계와 타자의 적자생존
즉 평균적으로 잠실구장은 타자들에게 불리한 투수친화적 조건이지만 선수 특성에 따라 오히려 잠실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이는 타자들도 있고 반대로 유독 더 잠실 특성을 타며 어려움을 겪는 타자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잠실에서 강한 타자들은 대체로 수준급의 출루능력과 중거리포를 가진 올라운더들인 경우가 많다. 반면 파워와 비거리를 강점으로 홈런생산을 통해 득점기여를 하는 유형은 공통적으로 잠실에서 약하다. 다른 타격지표에 비해 홈런에 특히 가혹한 잠실의 환경이 낳은 결과일 것이다.
이것이 팀의 전력구성에 의미있는 시사점이 될 수 있을까? 절반은 맞다. 실제로 같은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 팀의 공격력 측면의 명암이 이런 면을 반영한다. 타자에게 불리한 구장을 사용하면서도 대체로 상위권의 득점력을 보여주는 두산과 강한 투수력을 유지함에도 리그 최하위권의 득점력으로 어려움을 겪는 엘지트윈스는 대조적이다.
2011-2015 기간 전체 1000타석+ 잠실250타석+ 조건에 해당되는 타자는 53명이다. 이들 중 두산 타자는 9명인데 이들 대부분은 잠실 상성 순위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잠실OPS - 비잠실OPS 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길 때 이원석 1위, 김재호 10위, 김현수 13위, 홍성흔 14위, 양의지 16위, 오재원 22위, 허경민 24위, 정수빈 28위이다. 민병헌만 41위로 상성이 나쁜 쪽에 속한다.
반면 엘지트윈스의 경우 53명 중 7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진영 8위, 박용택 12위, 손주인 18위만 상성이 좋은 편이고 이병규(9번) 34위, 정성훈 35위, 오지환 36위, 이병규(7번) 53위이다. 즉 이진영, 박용택을 제외하면 상성순위에서 하위권이다. 이젠 팀을 떠난 선수까지 포함한다면 조인성 32위, 정의윤 38위, 박경수 44위, 이택근 46위, 박병호 50위도 상성 하위권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잠실상성"이 좋은 타자들. 원의 크기는 OPS의 절대값을 나타낸다.
두산이 대체로 오른쪽에 더 많이 자리함과 달리 엘지는 주력타자들 중 박용택, 이진영을 제외하고 왼쪽에 몰려있다.
하지만 상성에 맞는 타자들로 팀을 구성한다는 발상은 절반만 맞고 나머지는 틀렸다. 박용택, 김현수, 이원석 안치홍, 이용규 같은 유형의 타자들로 팀을 구성하는 것은 확실히 스마트해보인다. 이들은 잠실이라는 조건을 불리함이 아니라 유리함을 바꿀 수 있는 타자들이다. 그런데 그 반대편에 박병호, 이범호, 나지완, 이병규(7), 최준석, 나성범, 강민호, 최정이 있다.
전자의 팀은 잠실환경에 최적화된 팀이지만 그렇다고 후자의 팀을 이겨낼 수 있는 팀일까?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인 잠실경기에서라고 해도 아마 그것은 어려울 것이다.
한가지 통계적 실험을 해보려고 한다. 잠실에서의 타격성적만으로 포지션별 최강의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반대편으로 비잠실 성적만으로 포지션별 최강의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한 후 두 팀의 가상 성적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잠실 최적화팀과 비잠실 최적화 팀의 대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잠실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선수들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강한”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박병호가 비록 잠실과 상성이 나쁘다고 해도 만약 그가 잠실성적 기준 최강의 1루수라면 그가 라인업에 들어간다. 그래야 잠실 최강팀와 비잠실 최강팀의 의미있는 비교가 가능할 것이다.
다음은 그런 기준으로 구성된 두팀의 라인업이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리그에 참여할 제3의 팀도 구성한다. 세번째 팀의 라인업은 잠실-비잠실의 밸런스가 리그의 평균적인 수준과 비슷한 유형의 타자들로 한다. 투수력/수비력은 3팀 모두 완전히 같은 수준으로 가정한다.
(리그 전체의 평균적인 잠실-비잠실의 타격성적 밸런스에 비해 주전급 타자들의 밸런스는 좀더 격차가 커진다. 이는 잠실-비잠실의 갭은 추상적인 리그평균보다 실제 주전급 선수들 사이에서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선수에 대한 선정기준은 그 선수로 9명의 라인업을 구성했을 때 팀이 몇점을 득점할 수 있는가 이다. 세이버메트릭스 타격지표인 RC27, XR27 과 같은 방식인데 계산의 정확성을 위해 타격이벤트별 가중치는 KBO2011-2015 기간의 런밸류(RunValues)를 적용했다. 이 지표는 잠정적으로 R27 로 표기하려 한다.
예를들어 강민호는 양의지보다 전체 타격성적에서 우위이지만 양의지 9명으로 구성된 타선은 잠실에서 경기당 5.9점을 득점하는 반면 강민호 9명으로 구성된 타선은 4.2점에 그친다. 반면 비잠실 경기에서는 9명의 양의지가 경기당 5.9점을 득점하는 동안 9명의 강민호는 경기당 7.0점을 득점한다. 이것이 잠실 벌판스의 포수는 양의지이고 연합 몬스터즈의 포수는 강민호인 이유이다.
선수 옆의 숫자는 잠실과 비잠실 조건에서 그 선수 9명으로 구성된 팀이 만들어내는 경기당 득점이다. 기본적으로는 다른 고려 없이, 포지션별 R27이 가장 높은 선수로 구성했지만 예외적으로 유격수 강정호, 외야수 최형우는 양쪽 팀에서 모두 R27 최고 선수였기 때문에 두 팀의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양쪽 팀에서 모두 제외하고 제3의 팀으로 포함시킨다.
1:1 맞대결과 페넌트레이스의 차이
잠실 벌판스는 잠실에서 경기당 7.1점 비잠실에서 경기당 7.6점을 득점할 수 있고, 연합 몬스터즈는 6.1점/8.8점을 득점한다. 즉 잠실에서는 벌판스가 강하고 비잠실에서는 몬스터스가 강할 것이다.
이 두팀이 홈&어웨이로 시리즈를 벌인다면 거의 대등한 승부를 하게 된다. 잠실 경기는 7.1점:6.1점으로 벌판스가 이긴다. 하지만 페넌트레이스는 단판승부가 아니고 야구는 확율의 경기이다. 득점과 실점을 피타고리안 기대승률식에 적용하면 이 두팀이 여러번의 승부를 했을 때 예상승률을 계산할 수 있다. 잠실 벌판스가 홈경기에서 0.569의 승률을 기록한다.
비잠실에서는 몬스터스가 우위에 선다. 8.8점 : 7.6점 이다. 마찬가지로 이를 피타고리안 기대승률식으로 계산하면 연합 몬스터스의 승률이 0.569 이다. 소수점 넷째자리까지 따지면 벌판스가 아주 근소하게 앞서지만 이 두 팀의 승률은 실질적으로 같다고 봐도 좋다. 동등한 전력을 가진 팀이다.
그런데 야구의 페넌트레이스는 두 팀만 하지 않는다. 우리의 가상리그에는 양민 코스프레즈라는 팀이 있고 이 팀 역시 비잠실 구상을 홈으로 사용한다. 지금의 KBO 리그환경과 최대한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리그에는 잠실벌판스와 연합몬스터즈 그리고 양민코스프레스와 똑같은 클론팀이 3개 있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시즌 144경기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잠실s는 72번의 잠실경기와 72번의 비잠실 경기를 하고, 그밖의 다른 팀은 모두 16번의 잠실경기와 128경기의 비잠실 경기를 한다. (즉 실제 KBO와 비교하면 잠실팀의 잠실경기 비중은 약간 더 작다. 따라서 적어도 잠실효과가 과대평가될 이유는 없다)
팀득점에서 양민s가 1064점으로 잠실s의 1057점보다 많지만 객관적인 공격력은 잠실s가 더 강하다. 단순한 팀득점 비교는 서로 다른 구장효과로 인한 결과이며 이 두팀이 홈&어웨이로 맞대결을 할 경우 잠실s가 0.529의 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페넌트레이스 결과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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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상대팀, 구장에 따른 조건별 승률은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미리 설정된 득점, 실점 요인을 피타고리안 기대승률식에 대입해서 구한 것이다.
잠실s는 잠실경기에서 절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양민s를 상대할 경우 비잠실에서도 5할+ 의 승률을 기록한다. 반면 연합s는 잠실경기에서 약하지만 그 밖의 비잠실경기에서 강하다. 앞에서 확인했듯이 잠실s 와 비잠실s는 둘이 맞대결 할 경우 정확히 5:5의 승률을 기록하는 동등한 전력의 팀이다. 그리고 상대하게 되는 제3의 팀도 두 팀에게 똑같다.
그런데, 결과는 한 시즌 전체로 연합s가 80승을 얻는 동안 잠실s는 75승 밖에 얻지 못한다. 승차로 10경기차로 잠실s가 뒤진다.
잠실구장 효과의 함정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이유는 구장경기수의 비대칭성에 있다. 잠실s는 자신에게 유리한 구장에서 72경기를 하지만 연합s는 자신이 유리한 구장에서 128경기를 한다. 그것이 144경기 동안 10경기의 승차를 빚어낸다.
물론 어느 리그나 구장 특성은 있다. 그에 따른 유불리도 있으며 따라서 홈구장에 맞도록 전력을 최적화하는 것은 의미있는 전략이 된다. 하지만 KBO 처럼 오직 한 개의 구장이 나머지 모든 구장들과 극단적으로 다른 경우는 경우는 없다. 그로 인해 잠실팀은 전체 경기의 50%가 홈경기인 반면 비잠실팀은 89%가 홈경기인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낳게 된다.
120m짜리 좌우중간 펜스를 가진 팀 입장에서 거포형 뜬공타자가 아니라 올라운더 라인드라이브 타자를 중시하는 것은 “주어진 조건”안에서 더 현명한 선택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게 홈구장에 최적화시킨 팀이라 해도 그와 동등한 전력을 갖춘 팀과 경쟁할 경우 1:1 승부에서는 대등하지만 리그에서 순위를 두고 다투어 이길 가능성은 휠씬 낮아진다. 더구나 득점에서 홈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타고성향의 리그 트렌드는 잠실-비잠실의 득점환경 차이를 더욱 벌려 놓고 있다. 구장 특성에 맞게 팀을 구성하는 것이 그저 절반의 정답 밖에 되지 못하는 이유이다.
만약 잠실구장의 특성이 단지 "투수친화적인" 성향만 가진 것이라면, 타자에게 불리한 만큼 투수에게 유리한 면이 있기 때문에 "홈구장에 최적화된 전력을 구성하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라도 비대칭성에 대한 고려는 필요하다. 첫째, 잠실친화적인 타자가 비-잠실 친화적인 타자와 동등한 희소성을 가진 자원인가 둘째, 잠실 최적화된 타자의 성향 상 그들이 비잠실에서 잃게 되는 생산성과 비잠실 타자의 성향상 그들이 잠실에서 잃게되는 생산성이 동등한가.
그런데, 설사 위의 조건에서 모두 동등하다 해도 리그에서 한개의 구장이 다른 모든 구장과 예외적으로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을 경우, 그 예외적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팀은 불리함을 감수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잠실이 "넓기 때문에" 생기는 효과는 타자의 불리함과 투수의 유리함으로 상쇄될 여지가 있다. 물론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팀은 경쟁팀보다 좀더 까다로운 방식으로 팀을 구성해야 하겠지만. 하지만 잠실구장이 다른 모든 구장과 예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효과는 그렇게 상쇄되지 않는다. 다른 팀은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에서 128경기를 한다. 하지만 잠실 팀은 72경기 또는 80경기를 한다. 여기서 생기는 비대칭성은, 넓어서 생기는 영향이 아니라 달라서 생기는 영향이다. 이것이 숨겨져 있는 잠실효과의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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