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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츠의 투수교체 타이밍을 세이버메트릭스로 디스한다면

by 토아일당 2015. 11. 6.


캔자스시티가 보여준 "역전의 명수" 모드에 대한 칭송이 자자합니다.  하지만 패배한 팀에게는 두고두고 잊지못할 끔찍한 기억으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최종전은 9회초까지 2-0으로 앞서다가 허용한 역전패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이럴 때 감독의 투수교체 타이밍 같은게 도마 위에 오릅니다. 


메츠의 선발투수 맷 하비는 8회말까지 4안타 1볼넷으로 잘 던지고 있었고 그 안타 4개 조차 모두 단타였습니다.  1회 2사 후의 도루허용을 제외하고는 득점은 커녕 2루 진루조차 허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선택지는 2가지 였습니다.  투구수 101개인 언터처블 모드의 선발투수를 끌고 가느냐 아니면 클로저 파밀리아를 올리느냐.


감독은 전자를 택했고 결과는 볼넷-도루-2루타 허용 후 아웃카운트 잡지 못하고 강판되었습니다.  2점차가 빠듯한 승부일거 같지만 WPA 기준의 통계적인 메츠의 승리확율은 92.3% 였고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보다 좀더 득점이 적게 나는 편이기 때문에 이보다 더 높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메츠가 빅이닝을 허용하며 완전히 무너졌고 MLB2015시즌 챔피언도 여기서 결정되었습니다.  


감독의 투구교체 실기를 탓할 만한 상황일까요 아니면 결과가 나빴을 뿐 합리적인 선택을 했던 것일까요?  예전같으면 그럭저럭 뻔한 이야기들이 오가다가 그러나 야구는 모른다 결과론일 뿐이다 정도로 마무리될 이런 논란은 세이버메트릭스 혹은 다양한 데이터에 힘입어 아주 디테일하고 세련되어졌습니다. 


The Book의 공동저자였던 Mitchel Lichtman은 트윗을 통해 맷하비를 그래로 두었을 때의 예상승리확율은 93%, 파밀리아를 올렸을 때의 예상승리확율은 94% 또는 94.3%였다며 매우 "통계적으로" 메츠 팬과 콜린스 감독의 염장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Beyond the Box Score의 기사 Analyzing the Matt Harvey decision 은 그런걸 다루고 있습니다.

http://www.beyondtheboxscore.com/2015/11/3/9660072/analyzing-the-matt-harvey-decision


Nick Lampe 는 맷하비가 8회를 공 9개로 알기쉽게 삼자범퇴 처리했지만 사실 그때 이미 그는 흔들리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근거는 pitchFX 데이터였습니다. 


좋은 타구를 허용한 것은 아니지만 9개의 공 중에서 제대로 제구된 공은 단 한개도 없었고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상대가 놓쳤거나 또는 빠진 공에 손을 댄 결과에 불과하다는거죠.  





그런데, 얼마나 의미있는 분석일지 또 결론이 충분히 신뢰할만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직전 이닝에 제구난조를 보이다가 다음 이닝에 바로 회복할 개연성도 없다 하긴 어렵습니다.  고려할 조건이 사실 너무 많습니다.


1) 리그 에이스급의 투수가

2) 포스트시즌 페이스도 괜찮은 편이었고 

3) 다만 지난시즌 부상에서 복귀한 전력은 있었지만 그런 이유로 정규시즌 막판 피칭을 제한하며 최대한 휴식을 취했고 

5) 당일 경기에 절호의 모습이었고

6) 투구수는 101개

7) 다만 타순이 돌다보면 공이 눈에 익기 때문에 투수쪽에 불리해지는

8) 하여간 시즌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순간.  마운드에는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에이스투수.


Michel Lichtman 의 계산 역시 그렇습니다.  WPA 기준의 93%와 94.3% 의 차이가 의사결정의 옳고 그름을 판정할만큼의 통계적 유의도를 가진다고 보기도 어렵고 WPA의 베이스테이블이 그정도의 정밀도를 가졌다고 보는 것도 무리입니다.


(물론 실제로 파밀리아는 등판해서 2이닝을 삼진 2개 섞어서 멋드러지게 막아내긴 했지요) 


하지만 재미있는 글이었습니다.  


결과론의 깃발을 들고 누군가를 제단 위로 끌고가 불을 지르는게 점잖고 이성적인 일이라 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끔찍한 불행에 직면했을 때 억지로라도 그걸 설명하려 애쓰는게 인지상정이고 그 과정에서 치유를 얻는 속성을 가진 거 같습니다. 


너무 많이 나가지만 않는다면 그래서 결과론적 비판은 어쩔 수 없는 야구팬의 습성 정도로 이해해야 할거 같습니다.  하물며 월드시리즈 최종전의 황망한 역전패라면.  해서 그런 걸 세이버메트릭스와 PitchFX 데이터를 이용해서 하고 있는걸 보는 것도 꽤 인상적이며 흥미진진하다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