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존은 정말 있을까?
야구규칙에 의하면 스트라이크 존은 ‘타자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베이스 상공을 말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정사각형의 단면을 가졌겠지만 실제로는 좀 다르다.
2015시즌부터 잠실과 목동 구장에 설치된 투구궤적 측정장비 트랙맨은(TrackMan) 에서 공이 홈플레이트 상공을 지나는 정확한 위치를 잡아낸다. 이를 근거로 실제 스트라이크 존을 그리면 다음과 같이 된다. (166경기 대상)
회색으로 그려진 사각형이 비교를 위해 임의로 그린 스트라이크존인데 가로는 홈플레이트 폭 17인치(43.2cm) 양쪽 끝에 공 반개 크기인 3.5cm 를 각각 더한 것이고 세로는 평균적인 타자의 키를 고려한 것이다. (눈금 단위는 0.1ft)
영역의 색깔은 해당 위치를 통과한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비율인데, 검게 보이는 부분은 100%에 가깝게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는 뜻이고, 붉은색 존은 50-70% 정도, 노란색 존은 30% 이하의 비율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는 의미이다.
정확한 사각형이라기 보다 옆으로 넓적한 타원형에 가깝다. 현실의 스트라이크 존은 가로로 넓고 세로로 좁은 모양인 것이다. 그런데 존은 구질에 따라, 타자 손방향에 따라 또는 심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생긴다.
이것은 타자가 배터박스 어느 쪽에 섰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존을 보여준다. (투수가 타자를 바라보는 방향 기준) 왼쪽 그림이 우타자, 오른쪽 그림이 좌타자인데 둘다 바깥쪽이 좀더 후하다. 몸쪽은 꽉 차게 들어왔을 때 50% 정도만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것에 비해 바깥쪽은 공 반 개나 한 개 정도 벗어난 경우도 왠만하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스트라이크존은 평면이 아니라 홈플레이트 상공에 해당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투수가 던진 공은 움직인다. 게다가 투구판 양끝을 활용해서 각을 만들어 던지는 투수들도 있다. 따라서 걸치고 들어오거나 걸치고 나가는 공이 생긴다. 규칙은 ‘걸치면 스트라이크’이다.
그런데 투수 쪽에 가깝게 가상의 존을 그리는 심판은 걸치고 나가는 공에 후하고 반대로 포수에 가깝게 존을 그리면 걸쳐서 들어오는 공을 많이 잡아줄 것이다. 이런 것도 레이더장비가 측정한 존과 실제 존이 달라지는 이유가 된다.
그렇다면 구질이 다르면 스트라이크존에도 차이가 있을까? 예를들어 바깥쪽 슬라이더는 걸쳐서 나갈 것이고 높은 커브는 걸쳐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4가지 구종 각각에 대해 스트라이크판정이 어떻게 달랐는지 다음 그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타석 위치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의 차이가 있고 같은 구종이라도 투수 손방향에 따라 무브먼트는 반대가 되기 때문에 분석은 우투수가 우타자를 상대한 타석으로 한정한다.
패스트볼(왼쪽위)의 존이 가장 넓다. 전체 존과 달리 모서리에 대한 판정도 비교적 후하다. 슬라이더(오른쪽위)가 다음인데 패스트볼에 비해 낮은 코스와 몸쪽에서 스트라이크 판정비율이 낮아진다.
체인지업과 커브는 상대적으로 존이 좁다. 모양이 약간 다른데, 체인지업이 좌우가 좁고 위아래가 넓은 반면 커브는 상하 폭이 확연하게 좁다. 좌우에 비해 위아래가 좁은 KBO리그 존의 특성에 더해서 12-6방향으로 움직이는 구질의 특성 때문에 걸치고 들어오거나 걸치고 나가는 공이 좀더 인색한 판정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체인지업은 몸쪽 낮은 코스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기 어렵고 커브는 높은 코스는 비교적 무난한 것에 비해 낮은 코스 좌우 코너의 공은 스트라이크보다 볼로 판정받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았다.
자료제공 - 애슬릿미디어, 야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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