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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볼혁명]이란 최근 MLB에서 대두된 새로운 트렌드를 지칭합니다.  스탯캐스트 데이터 분석의 영향으로 좀더 높은 발사각이 타구가 더 생산성이 높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여러 선수들이 스윙메카니즘을 "올려치는 방식"으로 조정했고 그로 인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 사례 때문입니다.  강하게 공을 띄우는 어퍼컷 스윙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15년-16년 사이에 홈런수가 급증한 타자들 상당수가 타구각이 높아져있기도 합니다.  (물론 어느 쪽이 원인이고 어느쪽이 결과인지는 이것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최근들어 [플라이볼혁명]이란 MLB의 최신 경향을 설명하는 가장 핫한 키워드입니다.


벤 린드버그는 약간 다른 관점을 제시합니다.  공이 이상하다는거죠.  이 문제제기가 음모론 쯤으로 치부될 즈음 재미있는 실험결과를 첨부한 새로운 글을 썼습니다.  

The Juiced Ball Is Back

https://theringer.com/2017-mlb-home-run-spike-juiced-ball-testing-reveal-155cd21108bc


ebay에서 파는 공인구 36개를 직접 구입해서 독립적 검사기관을 통해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 것입니다.  몇가지 요인으로 인해 이 공들을 타구속도나 비거리가 늘어날 개연성이 있다는겁니다.  물론 36개가 충분한 크기의 샘플사이즈인지, 검사가 충분히 통제된 조건에서 실행되었는지 역시 검토의 여지는 있겠습니다.


[플라이볼혁명]이란 가설의 반대론자들도 많습니다.  강하게 공을 띄운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이론이 아니며 타자들이 의도적으로 타구각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비현실적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플라이볼혁명이란 키워드가 정도 이상으로 핫해지다보니 그에 대한 당연한 반대항력이 작용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MLB의 홈런은 일단 인상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걸 [플라이볼 혁명]의 영향으로 해석합니다.  이 둘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오직 한가지 요인으로 [홈런]의 급증이 설명된다는 가정 자체는 무리입니다.


다만, 실제로 작년과 올해 사이,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타구각도와 타구속도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객관적으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베이스볼서번트에서는 타구각도, 타구속도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그래서 --- 제가 한번 해봤습니다. 


대상은 16시즌과 17시즌 각각 4월부터 6월까지의 타구들입니다.  기준이 되는 타구각을 정하고, 그보다 낮은 타구와 높은 타구를 비교합니다. 


첫번째 기준은 20도. 입니다.  이유는 대략 20도 정도를 전후해서, 플라이볼 타구와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갈리기 때문이며, 전통적으로 가장 선호되던 라인드라이브 타구의 발사각이 5도-20도이고, 플라이볼혁명 주창자들이 말하는 이상적 각도가 20도-35도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17년 타구 중 20도 이상의 발사각을 가진 타구 비율이 16년 36.06%에서 37.16%로 약간 늘었습니다.  이 발사각에서의 타구속도는 작년과 올해 완전히 같습니다.  그런데, ML전체 리그평균타구속도는 16년 141.47kmh에서 17년 139.11kmh 로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이유는 20도 이상 타구속도는 같은데 20도 이하 타구속도가 141.47kmh에서 139.11kmh로 줄었던 거죠.  그렇다면 20도 이상 타구속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준점이 20도인 것으로 인해 우연한 결과가 잘못된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다른 각도를 기준으로 좀더 확인해봅니다.




5도, 10도, 15도, 20도, 25도 어디를 기준으로 하든, 결과는 거의 같습니다.  타구각은 약간 높아졌고, 높은 발사각의 타구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빨라졌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16년에 비해 17년의 MLB평균타구속도는 낮아졌습니다.  

2. 17년에 타자들의 타구 발사각은 전체적으로 높아졌습니다.

3. 전체 타구속도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발사각의 타구속도는 비슷합니다.  

4. 대신 낮은 발사각의 타구속도는 확연하게 낮아졌습니다.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타구의 발사각은 두가지 요인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하나는 스윙의 궤적.  올려치면 발사각은 높아지겠죠.  다른 하나는 배트과 공의 컨택방식.  공의 아랫부분을 때리면 발사각이 높아질겁니다.  공의 윗부분을 때리면 발사각이 낮앚겠죠.


그런데, 공의 정면을 때리는 것보다 공의 윗부분이나 아랫부분을 때리면 공에 전달될 수 있는 배트의 운동에너지가 손실될겁니다.  올려쳐서 정타로  때린 발사각20도 타구는, 물리적으로 공의 아랫부분을 때려서 만들어진 발사각20도의 타구보다 더 강하게 날아갈겁니다.  배트의 운동에너지가 똑같다면요.


그렇다면, 16년과 17년 사이에 있는, 타구발사각, 타구속도의 차이는 --- 타자들이 스윙메카니즘이 좀더 높은 발사각의 타구를 목적으로 조정되고 있다는 정황 쯤은 됩니다.  그게 어떤 결과를 얼만큼 초래하는지야 더 분석이 필요하겠지만요.


동시에, Juiced Ball 에 대한 반대증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공의 반발력 혹은 그에 준하는 효과가 최근의 홈런증가의 원인이라면,  리그전체 타구속도가 증가했어야 자연스럽습니다.  더구나, 높은 발사각이 타구속도는 비슷하거나 증가하고, 낮은 발사각의 타구속도는 오히려 감소한 결과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무슨 Juiced Ball 이 타구각도 가려서 영향을 주진 않을테니까요.


플라이볼혁명의 정확한 정체가 무엇인지, 그것이 최근 관찰된 변화의 어디를 얼만큼 설명할지는 두고 볼 일 입니다.  다만, 타구속도, 타구각도에서 관찰된 사실은, 적어도 --- Juiced Ball에 관한 가설과는 일치하지 않아보입니다.  벤 린드버그의 실험처럼, 새로운 공인구가 더 강한 반발력을 가졌다고 해도 리그타구에 영향을 준 정황은 좀 불분명합니다.  


스탯캐스트는 참 굉장합니다.  태평양 건너 제가 구경해본 적도 없는 메이저리그 타구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니.  ^^;




댓글
  • 프로필사진 야구고물상 사무국이 공인구 관련해서 좀 까놓고 오픈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무국이 계속 애매하게 아니라고만 하니까 이렇게 끊임없이 음모론만 나도는 것 같습니다. NPB도 2013년에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한 후 함구하다가(거기다가 계속 발뺌했었죠) 아무 말도 없이 계수 조정한 사실이 밝혀져서 커미셔너가 사퇴했던 것으로 기억하거든요... 혹시 사무국 차원에서 최근 공인구 반발계수 관련해서 발표한 자료가 있나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생각해볼 점이 제 기억으로 2015년 후반기부터 공인구 바꿨다는 말이 조금씩 나돌았거든요. 2015년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 기록도 한 번 비교해 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마 공인구 조정은 아닐 것 같긴 하지만요..
    2017.06.23 19: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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