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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아일당Notes

한선태의 퓨처스 20이닝

by 토아일당 2019. 8. 1.

25살 짜리 프로 1년차 투수의 퓨처스리그 성적이 다음과 같다.
16경기 20이닝 ERA0.450
SO9 8.1 BB9 1.8 H9 6.75 HR9 0.0

아직 20이닝 뿐이지만 꽤 좋은 성적이다. 1군에서 잘던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지켜볼만한 유망주라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그런데 이 투수는 변화구에 서툴다고 한다. 그렇다면 속구만 가지고 저 성적을 냈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정보를 종합했을 때 어떤 평가를 내리는게 합리적일까.

1) 경기경험도 별로 없는 1년 투수가 속구만 갖고 저정도 성적을 냈으니 어마어마한 포텐을 갖고 있다.
2) 구종이 단조롭고 1군기록이 아니기 때문에 저 성적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저 미지수일 뿐이다.

일단 한선태 사례에서는 1번보다 2번에 가깝다. 그가 비선출이 아니라 그저 흔한 선출 하위라운더였다면 좀 평가가 달랐을까. 사실은, 현장스탭들이 세밀하게 합당하게 잘 보고 있는데, [비선출] 배경으로 왠지 평가절하되는 것 처럼 느끼는게 오히려 [편견]일 수도 있다.

드는 생각은 그런것보다 --- 퓨처스 등판기록이라는 [정보]를 과연 어떻게 다루고 활용할 것이냐.라는 문제에 관한 것이다.

정보란건 본래 [신호]와 [소음]으로 뒤죽박죽이다. 퓨처스리그 기록에는 아무래도 [소음]이 더 많이 섞여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걸 덜 믿는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 소음 뿐인 것은 아니다. 분명히 [신호]도 있다. 가려내기 힘들 뿐이다. 소음을 걷내내고 신호를 찾아낸다면 그 가치는 오히려 1군기록 안에서 찾아낸 신호의 가치보다 더 클텐데.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하는데 출신학교나 전공 따지는걸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 안한다. 이왕이면 좀더 나은 전형방법을 찾아내는게 좋겠지만 --- 뻔한 서류 갖고 어쨌든 판단을 해야 한다면 --- 안보는것 보다는 보는 쪽이 더 유용할 것이다. 또 수능점수란게 이 사람이 유능하다는걸 보장할리 없지만 --- 일단 주어진 단순반복미션에 대해 경쟁자들보다 좀더 나았다는 유력한 증거는 된다.

근데 채용 후 6개월이나 1년이 지나서도 출신학교와 전공 따지고 있으면 좀 답답한 일이다. 서류에 적힌 몇줄의 학력, 경력사항보다 수십, 수백배의 해상도를 가진 정보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다는 뜻이 되는거니까.

한선태의 20이닝 ERA0.45라는 기록 안에 무엇이 소음이고 무엇이 신호일까. 우리가 그걸 더 잘 읽어낼 수 있게 되면 --- 더 많은 재능을 찾아내고 더 적절한 기회를 그들에게 부여할 수 있게 될텐데.

꼭 해보고 싶은게, 퓨처스리그 기록을 이용한 --- 유망주의 1군성적예측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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