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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의 수비범위 - 레인지팩터를 이용한 "통계적" 회고

by 토아일당 2015. 1. 29.

 topic   레인지팩터 수비범위 이대형 중견수 외야수 세이버메트릭스 수비 스탯 통계


불강불괴를 자랑하며 영원히 줄무늬를 입을 줄 알았던 이대형은 FA로 고향팀 기아로 이적했습니다.  집밥 먹으며 욕받이 노릇 그만하고 제 앞가림을 하며 지낼 줄 알았는데, 20인외 지명으로 다시 유니폼을 바꿔입게 되었다죠.

처음 기아로 이적할때 그쪽 팬들의 눈길이 그리 곱지는 못했는데 나름 제 몫을 하며 이제 좀 이쁨 받나 싶었는데 참 마음이 아픕니다.  예전에 썼던 글입니다.

중견수 이대형의 수비범위에 대해서입니다.

물론, 레인지팩터가 선수의 수비범위를 그대로 설명한다고 보기에는 충분한 통계지표는 아닙니다.  다만, 레인지팩터가 낮은 경우보다는 높았을 경우 이 선수의 수비범위가 넓은 개연성은 좀더 강해진다고 볼 수는 있겠지요.  혹 수비범위 라고 하기에 무리가 있다해도, "수비공헌도"라고 하는 정도라면 무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새 팀에서도 잘 적응하길 바랍니다. 




중견수 이대형의 대한 "통계적" 회고 - 2014.3


KBO최고의 주자 이대형에 대해서나, 아쉬움이 많은 리도오프 이대형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고 이런저런 스탯들이 충분히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에 부족한거 같지 않습니다.  잘 뛰는거 모르는 사람이 없으며, 출루율이 여느 리드오프에 모자란 것도 딱히 변명하는 사람 없지요.  그런데 중견수 수비에 대해서라면 어떤가요?

 

누군가는 송구능력이 약점이기는 하지만 수비범위와 안정감에 대해서 그만한 중견수에 어디있냐고 하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화려한 다이빙캐치 말고는 막상 타구판단이 늦고 수비범위는 좁다고 폄훼합니다.  특히나 KBO의 경우 수비스탯이 그리 넉넉하지를 못해서 좀더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어찌어찌 2007_2011시즌의 play by play 데이터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주자도 아니고 타자도 아닌, 중견수 이대형에 대한 스탯을 구해봤습니다.  그 녀석이 정말로 좋은 수비수였는지 아닌지.  이젠 우리 선수 아니지만 오래 정붙이고 보던 이대형이 고향 가까운 곳 집밥 먹으며 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일 수도 있고, 줄무늬가 아닌 낯선 유니폼을 입은 그를 보며 서운하게 하는 회고랄까.  그게 무엇이든, 선수에 대한 비판은 늘 신중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덧붙인다면, 통계에 근거한 판단이나 비판 조차도 그것이 항상 객관적인 것은 아니라는 조심스러운 마음으면 좋겠습니다.

 

  이름 inning fielding RF* rank

2007 이대형   1,001.7 297     2.67 2

2007 이용규     880.7 225     2.30 8

2007 김강민     771.3 207     2.42 5

2007 박한이     718.3 188     2.36 6

2007 이택근     718.0 173     2.17 9

2007 이종욱     638.7 185     2.61 3

2007 이승화     453.0 146     2.90 1

2007 조원우     446.0 116     2.34 7

2007 고동진     360.3 84     2.10 10

2007 김창희     352.3 81     2.07 11

2007 이인구     343.3 96     2.52 4

 

사용한 지표는 약간 변형된 레인지 팩터, RF*입니다.  지난 글에서도 오지환의 유격수 수비를 이야기하며 한번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오지환은 정말 수비범위가 넓은 유격수인가?  

http://3onbase.tistory.com/10

 

선수들의 수비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는 오랬동안 야구통계가들의 관심이고 숙제였습니다.  그 전에 사용되던 지표는 수비율(필딩률 = 1 - (수비기회-실책)/수비기회)입니다.  수비수가 자신에게 온 수비기회 중 실책을 범하지 않고 처리한 숫자의 비율입니다.  하지만 이 지표는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실책의 갯수만으로 수비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수비범위 때문입니다.  수비범위가 좁은 수비수는 애당초 타구를 쫒아가지도 못하고 그 경우는 수비수의 잘못이 기록되지 않지만, 오히려 수비범위가 넓은 수비수들은 타구를 쫒아가 수비를 하다가 실책을 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수비율이라는 지표는, 수비범위가 넓고 수비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거꾸로 손해를 볼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좀 과장해서 말하는 사람은, 수비율을 100%로 만드는 방법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타구를 피하기만 하면 된다고 하지요.

 

레인지팩터는 그런 면을 보완하기 위해 디자인된 수비지표입니다.  레인지팩터는 (put out + assist out) / 수비이닝수 *9 로 계산합니다.  즉, 수비수가 플라이아웃을 잡는 등 직접 아웃카운트를 잡은 숫자(put out)와 내야땅볼 처리아웃나 외야수 송구아웃 같은 해서 아웃시킨 숫자를 합해서, 9이닝당 숫자를 구합니다.  

이 지표의 가정과 배경은 몇 경기 만으로 보면, 예를들어 중견수나 3루수에게 유독 타구가 많이 몰려서 그쪽 수비수들이 굉장히 많은 아웃카운트를 처리하는 장면을 보기는 하지만 한시즌 전체 충분히 많은 수비이닝의 데이터를 누적시켜 계산할 경우 같은 포포지션의 수비수들은 거의 비슷비슷한 정도의 수비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는 발상입니다.


최근 MLB에서는 UZR 같은 좀더 엄격하고 정밀한 수비지표를 사용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레인지팩터는 한계가 많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UZR 등의 좀더 진화된 지표들과 비교하면 그렇다는 것이지 적어도 필딩률은 전혀 측정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수비범위]에 대해 어느정도 의미있는 결과값을 알려줍니다.  실제로 UZR처럼 타구의 낙하위치를 하나씩 직접 기록하는 방식이 사용되기 전까지는 MLB에서도 거의 유일한 수비범위 측정 지표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글에서 사용하는 RF*는 흔히 사용하는 레인지팩터와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보살assist out을 제외한 지표입니다.  즉 외야수의 경우, (플라이아웃처리 횟수/수비이닝) 입니다.  그래서 구분을 위해 RF* 로 표시합니다.  정확히 레인지팩터와 같은 계산식은 아니지만 외야수의 수비범위를 측정하는데는 충분히 통상의 레인지팩터만큼 유용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송구능력을 제외한 순수 뜬공처리의 수비범위를 측정하기 때문에 더 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위의 표는 2007년 중견수 수비 300이닝 이상을 플레이한 선수들의 RF* 입니다.  그 선수의 RF*가 높다는 것은 둘 중 하나를 의미합니다.  그가 수비범위가 넓거나 아니면 유독 그에게 타구가 많이 몰렸거나.  다만 1000 이닝 가까이 수비이닝이 쌓일 경우 별스럽게 타구가 많이 갔다고 보는 것보다는 수비범위가 넓은 걸로 보는 쪽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대형의 2007년 RF* 는 2.67 로 300이닝 이상 소화한 모든 중견수 중에서 2위입니다.  1위는 이승화였고, 이대형 아래로는 이종욱, 이인구, 김강민 등이 이어집니다.  


  이름 inning fielding RF* rank

2008 이대형   1,091.3 344     2.84 1

2008 클락   1,086.7 274     2.27 6

2008 이종욱     945.3 289     2.75 2

2008 이용규     897.0 218     2.19 9

2008 이택근     798.7 232     2.61 4

2008 박한이     787.7 209     2.39 5

2008 김강민     688.0 171     2.24 7

2008 김주찬     448.7 101     2.03 10

2008 이승화     411.7 122     2.67 3

2008 조동화     302.0 75     2.24 8


2008년의 이대형 중견수 수비RF* 입니다.  추려낸 300이닝 이상 수비 중견수 10명 중 1위입니다.  1091.3 이닝을 수비하면서 344개의 플라이아웃을 잡아냈습니다.  9이닝당 2.84 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이종욱인데 945.3이닝동안 289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2.75를 기록했습니다.  그 뒤로 이승화, 이택근, 박한이 등이 이어집니다.


  이름 inning fielding RF* rank

2009 이대형   1,111.0 324     2.62 2

2009 이택근     949.0 191     1.81 12

2009 김강민     823.7 196     2.14 9

2009 강동우     700.7 159     2.04 10

2009 이종욱     616.3 149     2.18 7

2009 김원섭     491.0 117     2.14 8

2009 이승화     455.3 137     2.71 1

2009 이인구     400.0 107     2.41 6

2009 정수빈     382.0 106     2.50 4

2009 이용규     361.7 69     1.72 13

2009 이영욱     335.0 95     2.55 3

2009 추승우     331.3 89     2.42 5

2009 박한이     314.0 70     2.01 11


2009년의 300이닝 이상 수비 중견수 중에서는 이대형이 2위입니다.  2007년부터 3년째 모든 중견수 중에서 3년연속 수비이닝 1위를 찍고 있는 것은 보너스입니다.  수비이닝이 적을 경우, 통계적인 오차로 인해 예외적으로 타구가 그쪽으로 많이 몰리게 되어 RF*가 높아질 수 있지만 적어도 이대형은 그런 케이스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3년 내내 가장 1000이닝 이상 중견수 수비를 했는데 유독 타구가 우연히 그에게 몰렸다고 보는건 좀 무리겠지요.  더구나 만약 코너 외야수일 경우 소속팀에 유독 우투수 또는 좌투수가 몰려 있어서 타구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몰릴 여지도 있겠지만 적어도 중견수에게 그럴 소지는 없으니까요.


특히나 통계적으로 랜덤에 의해 예외적으로 RF*가 높아질 수 있는 수비이닝이 적었던 다른 선수들에 비해 지속적으로 RF*가 높습니다.  수비이닝이 적어서 그 해만 유독 RF* 가 높을 수 있는 다른 중견수를 제치고 지속적으로 상위권을 지키는 것은 주목할만 한 일입니다.  


  이름 inning fielding RF* rank

2010 이대형   1,078.7 232     1.94 10

2010 이용규   1,021.0 222     1.96 9

2010 장기영     991.7 222     2.01 6

2010 김강민     977.3 214     1.97 8

2010 이영욱     939.7 232     2.22 3

2010 이종욱     865.7 207     2.15 4

2010 전준우     702.0 174     2.23 2

2010 추승우     419.3 92     1.97 7

2010 김경언     318.3 86     2.43 1

2010 강동우     306.7 70     2.05 5

2010 김주찬     285.7 54     1.70 11


2010년에는 갑자기 RF* 순위가 확 떨어집니다.  다만 여전히 수비이닝은 1000이닝을 넘기며 1위를 지켰고, 수비이닝 상위권의 선수들이 거의 공통적으로 RF* 수치가 매우 낮습니다.  11명 중 10위이긴 하지만, 800이닝 이상의 중견수들과 비교해서 다른 시즌만큼 RF* 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고 거의 비슷비슷한 가운데 10위이긴 합니다.  그 다음해는 어땠을까요?


  이름 inning fielding RF* rank

2011 전준우     973.7 224     2.07 7

2011 이종욱     915.7 185     1.82 10

2011 이용규     852.7 190     2.01 8

2011 이대형     768.0 205     2.40 2

2011 강동우     607.7 142     2.10 6

2011 김강민     602.0 146     2.18 5

2011 장기영     593.7 156     2.36 3

2011 이영욱     534.7 133     2.24 4

2011 배영섭     444.7 128     2.59 1

2011 조동화     431.7 93     1.94 9


부상과 타격부진 등 부침이 많았던 2011년 그러나 이대형은 768이닝을 소화하며 중견수 수비이닝은 4위, RF*은 2.40 이라는 꽤 높은 숫자로 다시 2위에 오릅니다.  다른 시즌도 거의 비슷하지만 RF* 상위권의 선수들이 대체로 수비이닝에서는 하위권에 속하는 300-500이닝 대의 선수들인 것도 유념할만한 사항입니다.


RF* 또는 레인지팩터는 물론 오차의 여지가 있는 스탯입니다.  타구가 특정 수비위치로 몰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으니까요.  하지만 5시즌동안 거의 매년 1000 이닝을 출전한 (코너외야수가 아닌) 센터외야수에게는 거의 정확한 측정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5시즌 동안 그와 비슷한 비중으로 출전했던 경쟁팀의 주전 외야수들 --- 이종욱, 김강민, 이용규, 이택근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비이닝과 꽤 높은 RF*를 보여주었습니다.  짧은 이닝을 출전했기 때문에 RF*가 통계적 오차로 높아질 여지가 많은 다른 대수비 요원 중견수들이나 백업 중견수들에 비해서도 대체로 높은 RF*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렇다면 RF*로 볼때, 적어도 2007-2011 5시즌 동안, 수비범위를 기준으로 하는 중견수 이대형의 능력은 리그 최고수준이라 해도 좋다고 봅니다.  이 지표가 왜곡이나 오차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저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봐도, "5시즌 동안의 통계는 이대형이 이 기간 동안 [적어도 수비범위]로 따지면 최고의 중견수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수비범위가 빠른 발로 만든 것이든 타구판단능력으로 만든 것이든 말이죠.  사실 그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하여간 쫒아가서 타구를 잡아내면 좋은 수비수 아닐까요?  더구나 5시즌 5000이닝 가까이 수비를 하며 만들어진 통계가 있다면 "직관가서 내가 보니 이대형은 딱 소리나고 좀 있다가 움직이더라"는 관전평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믿을만한 근거가 아닐까요?


개막 2연전에 이대형이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수비에서도 역시 그래주면 좋겠습니다.  음...그리고 트윈스랑 할때는,,, 그냥 보통으로 슬슬 해줄거라 기대합니다.   댕이는 트윈스 떠나며 정 많고 여린 녀석으로 컨셉을 이미 잡았으니까 그렇다 해도 별로 욕먹지 않을거에요.  


*** 2012년 이후 2시즌은 데이터를 구하지 못해서 RF*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혹시 나중에라도 데이터를 구하게 되면 추가해서 써보겠습니다.

*** 계산한 결과값은 , 아이스탯이 종료되며 인터넷에 공개했던 플레이바이플레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