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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KBO 9개팀의 타선 밸런스 분석 - 두산베어스


세이버메트릭스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이용해서 야구의 거의 모든 것들이 명쾌하게 통계적으로 해명됙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순batting order]에 대한 것은 별로 그렇지 못합니다.   그저 몇가지 논점이 부각되고 토론되는 수준입니다.   예를들어 “강한 2번타자” “팀내 최고이 타자는 4번이 아니라 3번” “가장 약한 타자를 7번이 아니라 9번” “출루율이 높은 타자를 좀더 상위타선에” 같은 것들입니다.


KBO2014시즌의 타순별 통계를 중 [타순별 기대득점 대비 실제득점]이라는 모델로 각 팀의 타선 밸런스에 대해 분석하려 합니다.  타순별 기대득점이란, 그 타순에서 타자가 맞이한 기대득점RunExpectancy의 수준 즉 [찬스의 크기]를 뜻하고, 실제득점은 그 타순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득점을 말합니다.  ("기대득점"의 개념에 대한 좀더 상세한 설명이 필요할 경우 참조 - 기대득점과 득점가치  http://baseball-in-play.com/70 )




"보통의 타자 + 이상한 타선 = 득점력 증발"



2014두산 팀득점 6위

BA 0.293(3위) / OBP 0.366(4위) / SLG 0.431(7위) 108홈런(7위) 111도루(5위) 




세이버메트릭스도 아직까지 타순에 대해서는 딱히 이럴다할 정답을 말하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있게 말하는 것도 있습니다.  "출루율이 높은 타자 더 잘치는 타자를 가급적 앞에 둬야 한다" "출루율이 높은 타자가 장타력이 있는 타자 앞에 서야 한다"


더 잘치는 타자들이 한 타석이라도 더 나오는 것이 팀에 유리하며 상대적으로 강한 타자들이 앞쪽에 모여있어야 득점력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일단 잘치는 타자 앞에 기대득점수준을 높여두는 것이 확율적으로 득점에 유리한 것은 명백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4 두산베어스이 타선은...음… 도대체 이 팀에 무슨 일이 있었던거죠?  상위타선에서의 기대득점은 아스팔트에 붙은 껌처럼 밑바닥에 깔려있고 하위타선에는 난데없는 엄청난 피크가 나타납니다.  


해서 팀에서 가장 좋은 찬스를 받은 것이 7번과 8번입니다.  1번부터 시작되는 상위타선은 도무지 기대득점수준을 올려주지 못했고 3번부터 6번까지 아마 팀에서 제일 잘치는 타자들이 모여있는 존에서 득점력은 당연히 리그평균을 한참 밑도는 것이 당연합니다.  


<> 1번

그나마 리그평균 이상의 득점력을 보여준 것은 1번타자입니다.  6번과 7번이 찬스를 만들고 9번이 거의 대부분을 무산시키긴 했지만 그래도 남은게 있어서 1번은 리그평균이상의 기대득점수준에 타석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1번타자가 득점으로 만들어냈고 이것이 이 타선이 가진 유일한 비교우위 득점루트였습니다.  

[1번] 민병헌 440타석  0.345 / 0.395 / 0.500 / 0.895 / 527타석 79타점

        정수빈 126타석


<> 2-6번 

3번타자가 빈약한 기대득점수준에서 분투했으나 그 이후 4-5-6번까지 이어지는 리그평균이하의 기대득점수준은 딱히 중심타선의 무기력함을 탓하기에 앞서 시퀀스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차린게 없는데 먹지 못했다고 타자들을 탓하긴 어렵습니다.  

실제로 두산의 2번부터 6번까지의 찬스메이킹+직접해결능력 종합지표인 REA는 아주 좋다 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중하위권 정도는 되었습니다.  아주 밑바닥은 아니었다는거죠.  반면 이 구간의 기대득점수준은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밑받닥이 있습니다.  이 부분이 해명해야 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겠네요.   


[2번] 오재원 234타석  0.318 / 0.404 / 0.451 / 0.855 / 420타석 40타점

        허경민 107타석  0.247 / 0.335 / 0.298 / 0.633 / 233타석 10타점

        최주환 98타석  정수빈 95타석

[3번] 김현수 442타석  0.322 / 0.396 / 0.488 / 0.884 / 528타석 90타점

         민명헌 80타석

[4번] 칸투 390타석   0.309 / 0.375 / 0.524 / 0.899 / 419타석 72타점

         김현수 85타석 홍성흔 60타석

[5번] 홍성흔 445타석  0.315 / 0.405 / 0.497 / 0.902 / 521타석 82타점

[6번] 양의지 269타석  0.294 / 0.360 / 0.480 / 0.840 / 338타석 46타점

         오재원 92타석  이원석 66타석


<> 7-9번

뜬금없이 7번과 8번이 대활약을 펼치며 찬스를 만들지만 그게 하필 9번에게 이어진다는 것이 화룡점정의 버그겠습니다.  9번이 그럭저럭 리그평균수준의 득점력을 보였지만 이런 것을 효율적인 공격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7번] 이원석 174타석  0.251 / 0.308 / 0.368 / 0.676 / 255타석 25타점

     오재원 78타석 양의지 46타석  최주환 41타석  허경민 36타석

[8번] 김재호 326타석   0.252 / 0.348 / 0.326 / 0.674 / 421타석 54타점

[9번] 정수빈 283타석   0.306 / 0.379 / 0.422 / 0.802 / 507타석 49타점

     김재호 66타석   0.252 / 0.348 / 0.326 / 0.674 / 421타석 54타점


상위타선의 면면이 아주 나쁜 타자들이라면 몰라도 그렇지도 않은데 1번-6번까지의 기대득점수준이 저런 지경인 것은 확실히 흔한 일이 아닙니다.  


기대득점수준에 대한 타자의 영향은 보통 3가지 방향입니다.  이어주거나 스스로 해결해서 스코어보드에 점수를 올려놓거나 아니면 기회를 망가뜨리거나.  그런데 어느팀이든 상위타선의 타자들은 상대적으로 좋은 타격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회를 망가뜨리는 빈도보다는 적어도 잇거나 해결하거나 둘중 하나인 경우가 많습니다.  해서 상위타선의 기대득점/실현득점의 커브는 득점실현이 약한대신 기대득점은 상승하거나 아니면 득점으로 실현시키고 기대득점이 다소 하향하거나.  그런데 두산의 상위타선은 여기서 속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타자 개인의 시즌 타격성적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볼 수 있는 가설은 두가지입니다.  퐁당퐁당 또는 극단적인 집중력 부재입니다.  예를들어 3번이 출루하면 4번이 병살로 날려버리고 다시 5번이 출루한 후 6번이 삼진당하는 그런 시퀀스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이닝에서는 각 타순의 타자들이 역할을 바꿔서 똑같은 일을 반복합니다.  아까 출루했던 3번은 범타로 물러나고 아까 병살타를 친 4번이 장타를 친 후 5번이 이번에는 삼진 역할 --- 이런 식이랄까요?  


또다른 가설은 역할분담과 전문화에 대한 것입니다.  보통의 팀에서 타선의 타자들은 출루쪽에 강점이 있거나 장타쪽에 강점이 있거나 수비쪽에 강점이 있거나 셋중 하나입니다.  출루를 잘하는 타자는 테이블세터 쪽으로 장타력이 있으면 중심타선에, 수비가 좋지만 타격이 약한 선수들은 별수 없이 하위타선에 들어가고 이런 구성이 같은 수준의 타자들로 9명의 라인업을 구성할 때 더 많은 득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타선이고 밸런스인 것이죠.


그런데 14시즌 두산이 타자들은 딱히 어느쪽에 특화되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비슷비슷한 타잎이 많았습니다.  만약 출루능력과 장타능력을 골고루 갖춘 타자들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그들로 구성된 타선은 무서운 폭발력을 냅니다.  상위 하위 가리지 않고 터져나올 수 있으니까요.  전통적으로 타격이 강했던 두산의 팀컬러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14시즌의 경우 전체적인 수준이 낮아져버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거꾸로 산발안타 전문 타선이 되버릴 수도 있겠죠.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의 밸런스가 지독하게 뒤집어진 이유, 선수들이 타순 이동이 모든 팀중 가장 많았던 이유 이런 것들이 이 가설로 설명되는 면도 있습니다.  


다른 통계의 확인이 좀더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14시즌 두산의 타선 특히 상위타선이 정상이 아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어쨌든 14시즌의 두산타선은, 상위타선 앞에는 기회가 없고 하위타선은 뜬금없이 찾아온 기회를 해결할 능력이 없었고.  이것이 반복되며 시즌을 망쳤습니다.  게다가 어긋난 밸런스를 상쇄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서의 장타력에서 리그 7위에 머물며 전통적인 탐컬러가 무색했습니다.  14시즌의 9개팀 중에서 가장 기묘한 밸런스를 보여준 타선이었을 뿐 아니라 다른 시즌에도 이런 유형의 타선이 있었는지 궁금한 아주 특이한 구성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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