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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베이스볼인플레이

최다 역전패 삼성, 불펜이 약해졌기 때문?

by 토아일당 2017. 12. 4.

[베이스볼인플레이] 최다 역전패 삼성, 불펜이 약해졌기 때문? - 일간스포츠 2016.7.18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역전패가 가장 많은 팀이다.


리드한 상태에서 7회초를 시작해 역전패한 경기가 8번이다. 반면 7회 이후 역전승은 세 번 밖에 없다.


전반기 83경기 중 6회까지 1점이라도 앞선 채 7회를 시작한 적은 35번이다. 리드를 그대로 지켜 승리로 마무리한 경기가 27회이니, 6회까지 리드경기 승률은 0.771로  리그 최하위다. 7회까지 리드경기는 38번, 이 중 승리는 30번, 승률은 0.789고 역시 리그 최하위다. 선두 두산은 6회 리드경기 승률이 0.925로 1위다. 7회 리드경기 승률은 NC가 0.974로 가장 좋다. 요컨대, 2016년의 삼성은 10개 구단 중 후반에 가장 약한 팀이다.


격세지감. 삼성은 2011년부터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했다. KBO리그 역사에서 유일한 기록이다. 삼성의 상징은 '철벽 불펜'이었다. 정점은 2013년이다. 삼성은 그해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2012년 5월 24일 롯데전부터 2014년 5월 27일까지 7회 리드경기 144연승이라는 또 다른 역사적 기록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올해 잦은 역전패의 가장 큰 이유로 불펜 전력 이탈이 꼽힌다. 해외리그로 떠난 오승환, 부상 뒤 위력을 잃은 권오준, FA로 이적한 권혁, 도박 스캔들로 방출된 임창용, 올 시즌 부진한 안지만 등등. 


올 시즌 후반 3이닝(7~9회)에서 삼성은 이닝당 0.626실점을 했다. 리그 평균(0.584)보다 훨씬 나쁘다. 그런데 삼성보다 경기 후반 실점이 더 많은 팀도 있다. 롯데는 7~9회 이닝당 실점이 0.634점으로 최하위다. KIA는 0.626점으로 삼성과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롯데나 KIA는 삼성만큼 역전패가 많지 않다. 롯데는 7회 리드경기 승률 0.844로 삼성의 0.771보다 휠씬 높다. KIA도 0.816으로 삼성보다는 낫다. 


차이는 후반 실점이 아니라 후반 득점에 있다.  롯데는 후반 3이닝동안 이닝 당 0.602득점을 했다. KIA는 0.587점이다. 삼성은 그보다 낮은 0.526점이다. 10개 팀 전체 평균은 0.584점이었다. 롯데와 KIA는 경기 후반 삼성보다 더 많은 점수를 내줬지만, 대신 평균 이상의 후반 득점으로 상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후반 득점조차 평균 이하였다.


역전패는 팀과 선수는 물론, 팬들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긴다. 특히 경기 후반 다 잡았다고 생각했던 경기를 내줬다면 내상은 더욱 깊어진다. 이런 경우 보통은 불펜 투수에게 책임이 돌려진다. 또 그 불펜 투수를 그 타이밍에 선택한 감독과 투수 코치의 선택도 표적이 된다.  하지만 적어도 올해 삼성의 경우라면 불펜에만 그 책임을 묻는 건 온당치 않다.


야구는 실점보다 득점이 많으면 이기는 경기다.  따라서 승리 결정 요인에서 득점 능력과 실점억제 능력은 동등한 비중을 가진다. 또 야구는 점수를 내는 타자와 점수를 지키는 수비수 및 투수가 책임을 나누는 경기다. 굳이 투수와 야수의 비중을 갈라야 한다면 야수의 비중이 더 크다. 득점은 온전히 타자들의 몫이지만, 실점억제는 투수와 야수가 협력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분석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실점억제에서 투수의 몫은 적으면 60% 많으면 75% 정도다. 25~40%는 수비수들의 몫이란 뜻이다. 


역전패는 투수가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결과다. 그리고 동시에 타선이 도망가야 할 때 점수를 못 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7회 리드경기에서 단 한 번도 역전패를 허용하지 않았던 2013년의 삼성은 어땠을까. 그 해의후반 3이닝 평균 실점 1위는 삼성이 아니었다. LG가 이닝 당 0.419점으로 가장 좋았다. 삼성은 격차가 좀 있는 2위(0.477점)였다. 대신 후반 득점에서 이닝 당 0.615점으로 단연 1위였다. LG는 0.565점으로 7위에 그쳤다. 이닝 후반 가장 실점을 하지 않았던 LG였지만 6회 리드경기 승률은 0.883, 7회 리드경기 승률은 0.877에 그쳤다. 평균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에 그쳤다.


2013년 삼성의 후반 불패 신화는 '철벽 불펜'이 만들어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신화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이 쉬지않고 추가점을 뽑아내며 추격을 따돌린 타자들의 기여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이 지난 2015년 기록한 후반 3이닝 동안의 득점(7~9회 이닝당 평균득점 * 3으로 환산)은 324점이고 실점은 228점이다. 올 시즌 현재성적을 144경기로 환산하면 득점 227점, 실점 271점이 된다. 득점은 97점 줄었고 실점은 43점 늘었다. 실점 증가보다 득점 감소가 두 배 이상 크다. 


그렇다면 올해 삼성의 후반 승부 실패 원인은 불펜 전력 이탈이나 부진보다는 다른 곳에서 함께 찾는 게 합리적이다. 삼성은 올해 푸른 유니폼을 입은 임창용, 위력적인 안지만을 잃었지만, 상대 불펜 투수를 두들겨주던 박석민과 나바로도 잃었다.  원인을 달리 보면 극복을 위한 처방도 달라질 수 있다. 후반이 고민인 팀이 불펜 보강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아니면 후반 싸움에 힘을 보탤 타선 보강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까.

DA 300



“야구는 투수가 점수를 주지 않으면 지지 않는 경기”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타자가 점수를 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경기다.  극강의 불펜이라 한들 시즌 내내 한 점도 허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후반 득점을 만들어 낼 타자가 없는 한 역전패를 피할 수는 없다. 야구는 '투수놀음'이 아니다. 후반 승부를 지배하는 자들은 불펜 투수만이 아니다.


 

http://news.joins.com/article/20320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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