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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pic   희생번트 효율성 통계 세이버메트릭스 KBO MLB 톰탱고 wOBA 기대득점 스몰볼 라이브볼 빌제임스


KBO의 희생번트 효율성에 대한 통계적 실험 1/2

- 1. 지나간 논쟁의 이해



(1/2) 지나간 논쟁의 이해  http://baseball-in-play.com/72

(2/2) 득점환경에 따른 희생번트 효율성 변화   http://baseball-in-play.com/73


“희생번트는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되는가?”

지독하게 오랬동안 이어져온 물음이다.  희생번트 효용에 대한 논쟁의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있다.


1) MLB에서 희생번트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흔히 데드볼 시대라고 불리는 1906년-1930년 사이에 한팀의 경기당 희생번트 수는 1.17개였다.  라이브볼의 시대로 넘어오며 팀 장타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하자 희생번트의 숫자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1931년부터 1949년 사이에는 0.62개가 된 것이다.  그 후 30년동안 0.45개 정도로 유지되던 숫자는 90년대 이후 다시 감소했다.  1993년-2013년 사이 한팀의 경기당 희생번트 숫자는 0.34개 정도이다.

* 이 숫자는 KBO와 마찬가지로 투수가 타석에 서지 않는 아메리칸리그의 통계이다.  내셔널리그를 포함할 경우 이보다 희생번트 숫자는 늘어난다. 


2) KBO82_2013 기간 중 희생번트 숫자 평균은 0.67개이다.  시즌마다 등락이 있긴 하지만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근까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13시즌에는 0.59개로 약간 적은 편이었고, 2011년에는 0.75개로 좀더 많았다.  MLB와 달리 희생번트 숫자의 감소 추세는 타나지 않고 있다.


논쟁은 주로 세이버매트리션들에 의해 촉발된다.  야구계의 오랜 믿음과 관행과 달리 희생번트는 팀의 득점생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통계적 분석을 통해서이다.  실제로 최근 MLB의 희생번트 감소를 세이버매트리션 성향의 GM이 이끄는 팀들이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빌 제임스는 그의 세이버매트릭스 십계의 첫항에서 “번트를 하지말라”고 갈파한다. 


톰 탱고의 the Book 은 하나의 챕터 Scriface or Not 을 할애해서 이에 대해 논한다.  theBook의 다른 분석처럼, 그리고 KBO-metrics의 다른 접근들처럼 24PA 상황에 대한 RunExpectancy 모델을 이용한다.


MLB99_2002 기간 중의 24PA RE - 톰탱고 theBook
번트 상황RE_beforeRE_afterchange
0_1 -> 1_20.9530.725-0.228
0_2 -> 1_31.1890.983-0.206
0_12 -> 1_231.5731.467-0.106


보는 것처럼, 1사 2루 상황의 RE는 무사1루 상황의 RE보다 낮다.  1사3루 RE는 무사2루 RE보다 낮고, 1사 23루 RE는 무사12루 RE보다 낮다.  희생번트를 가장 자주 시도하는 3가지 상황 모두 희생번트를 통해 목적하는 상황이 된 경우에 기대득점이 증가하기 보다는 감소한다.  이것이 희생번트 무용론의 가장 대표적인 근거이다.


그런데 이런 단순하고 명쾌한 통계적 분석은 희생번트에 대해 중요한 면을 누락시키고 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희생번트 무용론의 통계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알려져있는 톰 탱고가 실제로 말한 것은 이와 좀 다르다.  그동안 이루어졌던 희생번트에 대한 논쟁을 좀더 적절하게 이해하기위해서 다음의 3가지 논점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


1) 톰 탱고는 희생번트가 대체로 비효율적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몇가지 명백한 예외사항을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런 것들이다. 


- 경기초반이라도 점수내기 어려운 상황 low-scoring environment에서는 희생번트가 유효하다

- 접전의 경기후반 상대가 번트수비를 하지 않을 경우 아주 강한 타자가 아니라면 희생번트를 하는 것이 괜찮다

- 발이 빠르고 번트를 잘대는 타자라면 좀더 자주 희생번트를 시도할 수 있다


즉, 다득점을 기대하기 어려운 조건이나, 상대수비의 준비상태, 타자의 타격능력이나 스피트, 번트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명확하게 말하고 있다.  따라서 톰 탱고로 대표되는 세이버매트리션들이 잠재적인 번트 전후 상황의 기대득점의 차이를 가지고 번트란 비효율적인 작전이라 주장했다는 것은 애당초 사실이 아니었다. 


2) 번트의 목적이 많은 득점이 아니고 “결정적인 1점"인 한에, 24PA 상황의 기대득점이 아니라 득점확율에 근거한 분석이 더 합당하다.


희생번트가 주로 시도되는 3가지 상황 중 무사1루 를 제외하고, 무사2루-1사3루 의 경우나, 무사12루-1사23루의 경우는 기대득점은 감소하지만 득점확율을 증가한다.  

톰 탱고 역시 이 부분을 간과하지 않았다.  그는 Win Probabilty Above 모델을 이용해서 기대득점이 아니라 희생번트에 의해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승리확율을 근거로 희생번트가 유효한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구분했다.  

예를들어 1점의 가치는 경기초반에 비해 접전의 경기후반이 되면 매우 커진다.  득점의 목적이 팀의 승리인 바, 1회의 2점이나 3점보다 8회의 1점이 더 가치있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그럴 경우, 기대득점은 낮아지지만 득점확율은 높아질 수 있는 희생번트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3) 실제로 번트를 시도하는 상황은 단순히 전후의 기대득점을 비교하는 것보다 휠씬 복잡하며 다양한 변수를 가지고 있다.


역시 톰 탱고의 theBook(개정판)을 참조한다면 MLB00_04 5시즌 동안 무사1루 상황에서 “투수 이외의 타자"가 희생번트를 시도한 후의 결과를 알 수 있다.  무사1루 상황에서 투수 이외의 타자가 희생번트를 시도한 횟수는 5년간 5447번이었고, 이 가운데는 번트 시도 후 2스트라이크가 되어 타격을 했는데 홈런이 되는 경우도 포함되어 있다.


무사1루 상황에서 희생번트를 시도한 후의 결과

      상황       일어난 빈도(%) 득점기대치 들어온 득점

무사 주자없음        0.5                 0.525             2

무사1루                   0                    0.906             1

무사2루                  0.6                   1.148             1

무사3루                  0.3                   1.448             1

무사1,2루              15.6                   1.500             0

무사1,3루               2.0                   1.840              0

무사2,3루               2.0                   2.073              0

1사1루                   26.1                  0.541              0

1사2루                   48.1                  0.700              0

1사3루                    0.2                   0.982              0

2사 주자없음           4.5                   0.110              0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의도했던대로 희생번트가 성공해서 1사 2루가 된 경우는 48.1%에 불과하다.  더블플레이로 연결된 것이 4.5%이며 희생번트를 했으나 수비수의 실책이나 야수선택 등으로 의도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무사1루의 번트 시도 후 결과의 기대득점을 계산하면 0.831이라는 사실이다.  애초에 의도했던 1사 2루의 기대득점 0.700 보다 휠씬 높다.  (앞의 MLB99_02 의 RE 와 여기의 MLB00_04 의 RE는 약간 차이가 있다)


즉, 실제의 야구는 희생번트 시도 이후 상황에 대해 휠씬 더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야구를 야구이게 만드는 여러가지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3가지의 의미있는 논점을 검토한 후 우리는 항상 옳지만 가장 지루한 결론에 도달한다. “희생번트의 효용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여기가 KBO-metrics가 출발해야 할 자리이다.  우리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데이터와 알고 있는 사실을 이용해서 끝날 수 없는 논쟁이나 답답한 추측이 아닌 뭔가 사실과 관련된 분석을 하고 싶다.  어쨌든 객관적 사실을 살피고 그로부터 쓸모있는 시사점을 이끌어내려 시도하는 것은 설사 그것이 틀리고 모자란다 해도 새로운 논쟁과 더 나아간 분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칭 KBO-metrics 는 KBO 기준으로 적용되는 세이버메트릭스 지표들의 조정과정입니다.

세이버매트릭스라는 말이 SABR-metrics 즉 Society of American Baseball Research 에서 유래했고 미국야구.라는 고유명사가 포함된 단어이다보니 아무래도 단어 자체의 부적합성이 거북한데다가, MLB의 경험적 통계적 결과를 통해 고안된 지표들을 가지고 있어 그중 어떤 것들은 리그환경이 다른 KBO에 적용했을 때 부적절한 왜곡의 소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글들은 제가 예전에 bizball Project 라는 팀과 같이 작업하면서 썼던 것을 약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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