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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에 개장한 뉴양키스타디움


서울시와 아마야구 사이의 목동구장 전용사용 협약, 그리고 당연히 그와 연관된 히어로즈의 고척돔 이전에 대해 논란이 많습니다.  지자체와 구단 각각이 입장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겁니다.  다만 이런 종류의 논란에서 좀 의아한 것이 있습니다.  


야구인프라에 관한 어떤 토론에서 이런 말이 나온 적 있습니다.   


“뉴욕 양키스의 양키스타디움의 경우 약 1조7000억원을 들인 세계에서 두번째로 비싼 구장이지만 구단에 사용료는 10달러밖에 안받는다”며 “구단에 구장을 장기 임대해주는 식으로 문제가 개선돼 적자폭 줄여야 선수들 처우 논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고척돔 사용에 대한 서울시와 히어로즈 구단 사이의 협상 또는 몇해전 서울시가 엘지트윈스와 두산으로부터 잠실구장 광고운영권을 회수해서 직접 입찰을 통해 대행사를 선정했던 일 같은 것을 말할 때 양키즈와 뉴욕시 사이의 뉴양키스타디움 사례를 단골로 거론됩니다.   


즉 한국의 지방자치단체 (주로 서울시가 되겠죠) 가 프로야구 구단에 대한 태도에 대해 어떤 분들이 가지는 아쉬움? 못마땅함? 같은 것의 반례이며 야구의 선진국이고 야구의 본고장인 "라스베가스에는 상상도 못할 일"인 증거로 말입니다.


그런데 몰라서 저렇게 말했는지 또 기자들은 비슷한 기사를 쓸때마다 알고도 저렇게 쓰는지 모르겠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2009년에 개장한 뉴양키스타디움을 뉴욕시로부터 사용료 연간 10$에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양키즈 구단은 15억달러에 달하는 건설비용을 100% 자비부담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장의 소유권을 뉴욕시에 주었고 그다음 장기임대계약을 맺게 된 것입니다. 


물론 뉴욕시 역시 여러 지원을 해주었죠.  일단 부지와 철거비용을 부담했고, 양키즈가 건설자금을 조달하는데 필요한 채권발행 역시 지원해줬을겁니다.  (무슨 야구장 짓는게 저리 비싼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양키스타디움의 경우 구단이 스스로 15억달러를 투자해서 건설했고, 그 경기장을 뉴욕시에서 소유권을 가지고 있으며 양키즈가 연간 10달러에 40년 사용계약을 체결해서 쓰고 있다는겁니다.


즉, 지자체가 구단에게 공짜로 경기장을 주는게 전혀 아니라는겁니다.  물론 MLB가 다 그런건 아닐겁니다.  대체로는 70% 정도를 지자체가 부담하고 30% 정도를 구단이 안아서 경기장을 만들고 아주 싼값이 장기임대 및 운영권 위탁을 받는게 일반적일 겁니다.  한국에서, 기아가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고 경기장에 대한 권리를 광주시로부터 위탁받은것처럼 말입니다.   


몬트리올이 연고지 이전을 할때 워싱턴DC 가 제시한 파격적인 조건은 MLB 에서도 아주 예외 중의 예외일겁니다.  그나마 연방정부 직할도시로서 워낙 돈이 많은 DC이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한 부분도 있었을테구요.


저 역시 야구팬의 한사람으로, 정부나 지자체가 좀더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해주길 바라기는 하지만, 프로구단이기 때문에, 경기장에 대한 권리를 거의 댓가없이 영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적어도 한국에서 뿐 아니라 라스베가스나  미국에서도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아닙니다.  


물론 양키즈의 뉴스타디움 건설에는 꽤 영리한 몇가지 재무전략이 포함되어 있긴 합니다.


우선 자금조달 면에서 건설비의 상당부분을 뉴욕시로부터 빌렸습니다.  세금이 없는 채권을 발행하고 그것을 뉴욕시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MLB의 수익공유프로그램 Revenue Sharing Program 으로 인한 이득도 있습니다.  MLB의 경우 각 구단수익의 상당부분 (최근의 정확한 비율은 모르겠는데 대략 30% 후반 정도의 크기일 겁니다) 을 공동배분을 위해 내놓고 그것을 모든 구단이 나눕니다.  양키즈는 대표적으로 돈을 잘버는 구단이고 2005년의 경우 7600만달러를 내놓았고 그 돈은 탬파베이나 플로리다말린즈 캔자스시티 같은 가난한 구단에게 공유되었습니다. 


그런데 구장건설을 위한 비용은 수익공유프로그램에 내놓아야 하는 금액을 계산할 때 고려됩니다. 구단의 초과이익 금액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반면 사치세 부과기준을 넘는 선수영입비용을 차감되지 않습니다)  법인이 손금cost를 인정받아 그 만큼에 대해서는 법인세 부과대상이 아니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늘 큰 규모의 이익을 내는 양키즈는 구장건설에 그 잉여금을 투자하게 되면 그만큼 MLB수익공유프로그램에 내놓아야 하는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꽤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양키스타디움의 연간 10달러 사용료"라는 담론은 지자체가 프로야구를 시민의 여가선용을 위한 공공재 같은 것으로 인식하고 무한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위해 고의적으로 또는 무지함의 결과로 왜곡된 것임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들은 어떤 면에서 좀 사회주의스러운 시스템 아래에서, 또 어떤 면에서는 지극히 영리한 재무전략의 선택으로 지자체와 프로구단이 서로의 이익을 취했습니다.  그들로부터 뭔가를 배워야 한다면 어느 일방에게 "공짜점심"을 강요하는 사실왜곡이나 선동이 아니라 아니라 환경과 제도를 현명하게 고려하는 기브앤테이크의 마인드인거 같습니다.  


댓글
  • 프로필사진 알 수 없는 사용자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이 게시글의 이미지가 2월 6일자 티스토리 앱 카테고리 배경이미지로 소개되었습니다. 항상 좋은 글과 사진으로 활동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02.06 11:23
  • 프로필사진 흑마구 안그래도 궁금했던 부분인데 잘 정리해주셨네요.

    일단 허구연 위원의 야구장=공공재 주장및 야구경기=공연이란 비유가 썩 와닿는 주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야구 코어팬들 사이에선 간명하게 들리고 괜찮을지 모르지만 라이트한 팬이나 일반인들을 설득할 수 있는 담론과 비유는 아닌 것 같아요.
    더구나 야구장이 공공재인가도 좀 의심스럽구요. 그럼 이마트도 공공재인가? 뭐 이런 생각까지 들구요 ;;야구경기가 공연이라고 꼭 공연장을 공연하는 악단이 관리해야하는건가?? 하는 상식적 의문이 따르구요.

    공공재보다는 상업시설임을 인정하고 그걸 공적인 주체인 시와 어떻게 협력해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줄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봐요.
    2015.02.15 01:00
  • 프로필사진 토아일당 서울이라는 특수성이 있는거 같습니다. 예를들어 롯데자이언츠는 "부산"을 어느정도 상징하지만 "엘지트윈스"는 그러기 어려워보이니까요.
    말씀하진대로 그저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필요로 한다는 것만으로는 프로구단과 이마트가 딱히 다를게 없어보입니다. (내심 적절한 비유인거 같아서 감탄했습니다.^^)
    해서 구단이 지역으로부터 뭔가를 받으려면, 지역을 향해 내세울 수 있는 상징성이든 다른 무엇이든 만들어내야 할거 같습니다.
    2015.02.15 21: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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