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egobaseball
트윈스spot

전설 장종훈을 찾아간, 경기고 시절 오지환

by 토아일당 2015. 4. 6.



트윈스는 시즌이 시작되고 이런저런 삐걱거림에 있기는 해도 그럭저럭 승패마진을 맞춰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지환은 기대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네요.  시범경기 때도 좋았지만 달라진 타격폼이 정규시즌의 실전이 되면 흐트러질까 걱정도 있었는데 적어도 지금 트윈스에게 가장 위협적인 타자입니다.


지금으로터 8년전, 경기고 2학년 시절이던 그녀석이 MBC의 스포츠매거진이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된 적이 있었네요.  "신구 스포츠 스타의 가슴 따뜻한 만남"이라는 테마의 꼭지인데 오지환이 당시 한화이글스 코치였던 장종훈을 찾아가는 구성이었습니다.


18살짜리 오지환. 이때는 무척 뽀송뽀송하네요.


고등학교 때 유격수와 투수를 겸업하던 오지환은 일찍부터 대형유격수로 주목받았고 2007년 봉황기 4강에서 대구고와 경기에서 투수로서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3학년 때는 청소년대표로 세계대회 우승멤버이기도 했죠. (인터뷰 중간에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에 대해 1학년 때 이형종에게 친 것을 꼽기도 합니다)


장종훈 코치에게 사인을 받고 보물1호로 하겠다며 웃습니다. 별로 진정성 없는 표정이 약간 연출된 멘트 같기도 하네요.


프로구단에 견학온 고교생 갑게 그는 락커룸을 구경하러 갑니다.  거기서 장종훈 실착 유니폼에 사인을 받는 좀 오글거리는 이벤트.  중간에 냉장고 정리담당 류현진 이야기도 잠깐 나오네요.  


마무리 부분에서 선배와 후배가 서로 한마디씩 하는 부분이 있는데 장종훈이 "열심히 해서 꼭 프로선수가 되라"고 하고 오지환은 그에 답해 "이름을 알리면서 떳떳하게 장종훈 선배님을 찾아뵙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전설을 쓰고나서 은퇴했던 당시의 장종훈 코치에게 까까머리 고교생 오지환이 별스럽게 기억에 남기도 어려웠을겁니다.  그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도 못했겠죠.    

물론 그 즈음에도 서울팜의 괜찮은 유망주로 슬슬 소문이 나기 시작한 정도였지만 천하의 장종훈에 비한다면. 


그러던 녀석이 이제 트윈스 프랜차이즈의 둘도 없는 적자가 되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1군 데뷰시즌이라 할 2010년 저와 아내가 부르면 별명은 "흙먹다 들킨 애"였습니다.  다들 기억하실, 그 실책 하고나서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그 표정이 꼭 "흙먹다가 엄마한테 들킨 아이" 같았거든요.  


1라운더로 지명되었을 때, 팀은 유지현 이후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 구경을 하도 못하던터였고, 기대했던 손지환, 박경수가 연달아 실패하면서 대형 내야수에 대해 더욱 목말랐던 즈음이었습니다.  2010년 개막전 선발로 출전했고 뜬금 3점홈런까지 쳐내면서 어찌가 반가웠던지.  물론 클러치 에러를 연발하며 오지배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그 해였지만요. 


이젠 다시만나서 (장종훈 코치가 기억을 할지 모르겠지만) 그때 까까머리가 이렇게 컸습니다 라고 하는게 오히려 어색할 정도로 충분히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미 가장 사랑받는 선수가 되었지만 꾸준히 더 성적을 쌓아서 레전드로 기록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고교2년생 오지환이 당대의 전설 장종훈에게 사인 유니폼을 받으며 했던 그 말을 언젠가 후배들에게 듣게 되길 바립니다.  "선배님의 유니폼을 보물 1호로 삼겠습니다"라고. 



* 인터뷰 영상 찾아내서 소개해주신 네이버카페 쌍둥이마당 아자차차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