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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초구승부와 타자의 노림수 효과 - 볼카운트의 이해(2/3)

by 토아일당 2015. 5. 14.


초구승부와 타자의 노림수 효과 - 볼카운트의 이해(2/3)




볼카운트의 이해 1편 "초구타격이 타자에게 정말 유리한가"에서 확인한 잠정적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초구스트라이크 상황보다 초구 볼 상황이 타자에게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초구에서의 볼/스트라이크 결과 차이가 다른 카운트, 예를들어 1B1S에서의 볼/스트라이크 결과차이보다 특별히 더 크지는 않다.  

2. 초구타격 시 타율과 장타율은 리그평균보다 휠씬 높다.  그러나 그렇다고 초구타격이 타자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할 수 없다. 2S 이전의 모든 상황에서 타율과 장타율은 리그평균보다 높다. 초구타격이 유독 높은 것은 아니다.  


“초구승부의 중요성” 만큼, 볼카운트에 관해 해설자들이 자주 언급하는 것이 “노림수”입니다.  그리고 초구타율에 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도,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1-1 pitch 에 관해서는 “노림수” 같은 것이 작용하는 것일까요?


확실히, 타자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타율과 장타율이 모두 높습니다.    이것은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타자들이 좀더 강하고 질좋은 타구를 날릴 수 있기 때문일까요?  그리고 2S  이후에 타율과 장타율이 비참하게 하락하는 것은 주도권을 빼앗긴 타자들이 자기 스윙을 못해서 생긴 일일까요?


볼카운트는 타격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볼카운트에 따라 얼마나 강하고 질이 좋은 타구가 만들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일단 BABIP 즉 타자의 배트에 맞고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간 경우의 안타비율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KBO05_11 볼카운트별 타율과 BABIP입니다.


ba_onbs.png


babip_onBS.png


2S 이후에 타율은 (장타율도 마찬가지) 비참하게 하락했기 때문에 이것이 2S 이후에 타자 스윙의 위축되거나 나쁜 공에 끌려나가 나쁜 타구 (weak contact)를 초래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배트에 공에 맞아서 그라운드를 향한 경우의 타율인 BABIP으로 보면 2S 이후에 다소 하락하긴 하지만 타율이나 장타율에서 본 것처럼 확연한 차이는 없습니다.  


흔히 타자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나타나는 타율과 장타율의 극적 하락은 노림수나 수싸움 같은 것보다 타율, 장타율의 계산방법으로부터 생기는 착시현상입니다.    


2S 이전의 타격 결과에는 삼진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때 타율은 공을 배트에 맞춰서 아웃되는 경우만 계산됩니다.  따라서 (3B이 아닌)  2S 이전의 타율은 홈런을 제외하고는 BABIP과 거의 같습니다.  반면 2S 이후에는 삼진아웃이 계산되기 때문에 타율고은 BABIP 보다 휠씬 낮아집니다.  2S 이후의 낮은 타율과 장타율은 코너에 볼린 타자가 “노림수” 없이 끌려다니다가 빗맞은 약한 타구를 쳐냈기 때문에 아니라 공을 맞추지 못하고 삼진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공을 배트에 맞췄을 경우라면 0S나 1S 상황에 비해 그렇게 나쁜 결과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3B 이후에 타율이 높은 것도 비슷한 원리입니다.  소위 배팅찬스라 불리는 볼카운트이지만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한가운데 공이 들어온 것을 제대로 쳐내서 타율이 높다기 보다는 볼 하나가 더 와서 걸어나갔고 그 타석은 타율 계산의 분모(타수)에서 빠졌기 때문입니다.   타자에게 유리한 혹은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타율이 극적으로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것은 타구의 질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볼넷으로 출루하거나 삼진으로 물러났기 때문입니다.  


소위 “타자의 노림수”가 작용할 것이라 생각되는 초구에서 BABIP은 가장 낮은 편에 속합니다.  2S로 몰린 2-2 카운트와도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볼카운트에 따른 컨택의 질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면 BABIP 조차도 적당한 스탯은 아닙니다.  BABIP은 

타율과 마찬가지로 단타와 홈런을 똑같이 취급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타석상황에 따른 wOBA/con의 변화 


컨택의 질을 평가하기 위한 사용할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삼진, 볼넷, 홈런을 제외하고 인플레이된 타구의 결과만을 계산하는 BABIP과 비슷하게, 타격해서 (홈런포함) 페어그라운드로 날아간 경우(BFB:Batted Fair Ball)의 평균루타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계산방법은 SLG on BFB = TB / (PA-BB-HBP-SO-SH) 가 됩니다.  


wOBA/con 이라는 메트릭스도 있습니다.   BABIP의 wOBA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1루타, 2루타, 3루타, 홈런에 각각 wOBA 계산에 사용되는 타격이벤트별 가중치(w1H,w2H,w3H,wHR) 를 곱하고 그것을 (BFB-SH) 로 나눕니다.   

(wOBA/con 에 대해서는 딱 이거다 싶은 계산공식이 정의된 거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위에 설명한데로 홈런을 포함시키고 SH를 제외하는 계산이 컨택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구조라고 판단해서 그 방식으로 계산했습니다.)


wOBA/con 대신 이를 좀더 단순화시킨 CQ(Contact Quality)라는 것도 있는데 (0.5*H + 0.3*TB)/(AB-K)로 계산합니다.  홈런이 포함되고 SH와 함께 SF 도 제외되는 방법입니다.


타율이나 장타율이 아니라, 볼넷과 삼진을 제외한 Ball In-Play 상황 또는 Batted Fair Ball 상황만을 한정지어 초구 결과에 따른 스플릿을 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를 위해 3종류의 스탯을 다 붙였지만 wOBA/con 이 가장 신뢰할 만한 값입니다.  



1st Strike

1st Ball

1st BIP

TB/BFB

0.445

0.497

0.492

CQ

0.293

0.319

0.300

wOBA/con

0.351

0.381

0.379

BABIP

0.316

0.334

0.317


삼진이나 볼넷을 제외하고 공을 쳐낸 경우만 놓고 비교한다면 초구타격의 타율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먹은 후의 타격과 거의 같습니다.  대신 장타율의 경우는 초구S 조건보다 초구타격 때 좀더 높았습니다.  wOBA를 기준으로 할 때, 초구볼과 초구타격은 0.381 과 0.379 로 거의 비슷하고 초구 스트라이크는 0.351로 확실히 낮습니다.   


KBO05_11 기간 중의 리그평균 wOBA/con 이 0.368 인데 초구타격의 결과는 그보다 0.011 정도 높기 때문에 초구타격이 컨택의 질을 높이는데 약간하지만 유리한 면은 있어 보입니다.  


노림수에 관한 통계적 사실


볼카운트별로 wOBA/con 즉 컨택의 질을 측정하면 좀더 자세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wobacon_onBS.png


2B이나 3B 이후가 되면 좀더 좋은 타격결과가 나오고, 2S 가 되면 반대로 나쁜 결과가 나오기는 하지만 아주 큰 차이는 아닙니다.   이것을 볼카운트별 wOBA 와 비교하면 좀더 확연해집니다.


woba_onBS.png


볼카운트에 따라 큰 차이가 없었던 wOBA/con 에 비해 2S 이후 또는 3B 이후의 극적으로 변하는 wOBA를 보면 카운트에 따른 타석결과 차이는 컨택의 질에서가 아니라 삼진과 볼넷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볼카운트와 소위 “노림수”에 대해 몇가지 잠정적인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초구 뿐 아니라 흔히 노려서 치는 볼카운트 상황이라고 해서 타격의 결과가 특별히 좋았던 것이 아니다. 

2. 타자에게 유리한 혹은 불리한 볼카운트라고 해도 일단 배트에 공을 맞춘 경우 그 결과에 큰 차이는 없다.   더 좋은 타구를 만들었다거나 빗맞은 타구가 확실히 더 많이 나온다고 보기 어렵다.   

3. 볼카운트에 따른 타석결과가 극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타격의 결과가 아니라 타격하지 않은 결과, 즉 삼진이나 볼넷에 의해서이다. 



[다음편(3/3) - 볼과 스트라이크 하나의 득점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