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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빠른 공을 높게 던져라

토아일당 2016.06.15 22:56


--- 일간스포츠 칼럼 [베이스볼인플레이]에 게재한 글입니다.  교정교열과정에서 변한것이 있으니 그것과 약간 다른 버전이기도 합니다.  분량상 좀 쳐냈던 세세한 코멘트들이 좀더 살아 있는 버전입니다.


--- 일부이긴 하지만, 글이 게재되었을 때, 김형준님 칼럼에서 다룬 것과 비슷하다는 댓글이 좀 있었습니다.  또 댓글 중엔, 김형준님 글을 보고 한국데이터를 적용한 것이니 그 나름 가치가 있다고 애써 변호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사실과는 좀 다르겠습니다.  저는 김형준님이 어떤 글을 썻는지 일단 본적이 없습니다.  궁금해서, 김형준+패스트볼+로케이션 같은 키워드로 검색을 해봤으나 찾아내진 못했습니다.  물론, 아주 열심히 검색해보진 못했습니다만... 혹시 어떤 글인지 아시면 알려주셔도 좋겠습니다.  저도... 궁금합니다. 



야구중계에서 흔하게 듣는 말 중 하나는 “낮게 던져라”다.  경기 후반 결정적 승부처가 되면 더욱 강조된다.  높은 공은 자칫 큰 타구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불의의 한방을 맞은 후에도 늘 따라 붙는 말이 “제구가 높았다”라는 것이다.


다음은 지난 15시즌 로케이션별 타격결과를 heatmap으로 나타낸 결과다.  각 존별로 표시된 숫자는 타율/장타율/홈런% 순이다. (핫&콜드의 색깔 기준은 장타율) 같은 로케이션이라도 좌우 타자에 따라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구분해서 본다.   



가운데 9등분한 구역이 통상적인 스트라이크존이다.  여기로 들어온 공의 스트라이크콜 비율은 80%를 좀 넘는다.  


우타자 기준으로 보면  바깥쪽에서는 확실히 높은 쪽의 타격결과 좋다.  장타율 0.553, 홈런비율 3.8% 로 낮은 쪽의 장타율 0.344, 홈런 1.8%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몸쪽은 반대다.  낮은 쪽이 장타율 0.623 홈런 5.9% 로 높은 쪽의 0.392, 2.6% 보다 휠씬 높다.  몸쪽 높은 존은 9등분한 스트라이크 존 전체에서 가장 타격결과가 나쁘다.  타자의 약점이라 부를만한 로케이션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대각선을 이루는 구역이 타자의 핫존이고 바깥낮은(out-low) 몸쪽 높은(in-high)가 타자의 콜드존이다.  


왼손 타자도 마찬가지다.  아웃로와 인하이가 역시 약점이고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향하는 대각선 구역이 타자의 핫존이 된다. 


*** 사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어떤 만화에서 본 적이 있다.  노구치 토아가 주인공인 [원아웃]이란 만화다.  그 만화를 볼땐 그냥 그럴법하게 작가가 지어냈구나 쯤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탁월한 통찰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요컨데, 스트라이크존의 높낮이는 무조건 좋거나 나쁘다기보다 몸쪽이냐 바깥쪽이냐 따라 달라진다.  몸쪽은 높은 존이 바깥쪽은 낮은 존이 투수에게 유리하다.  다만 홈런의 경우는 몸쪽 낮은 코스를 제외한다면 대체로 낮은 공보다는 높은 공이 홈런이 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장타를 주의해야 할 때 낮은 로케이션을 강조하는 것이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구종에 따라 나눠서 보면 뭔가가 더 있다.  다음은 (우타자기준) 패스트볼과 변화구에 대한 타자의 타격결과다.  



패스트볼의 경우 몸, 가운데 뿐 아니라 바깥쪽 코스 조차 높은 공보다는 낮은 공에 대한 장타율이 좀더 높다.  홈런 역시 타자의 절대적 약점이랄 수 있는 아웃로(out-low)를 제외하면 가운데 코스에서도 낮은 공에 대한 홈런 비율이 더 높다.  좌상-우하로 연결되는 대각선 구역에서 좌하 방향이 전체적으로 타자의 핫존으로 나타난다.  


변화구는 좀 다르다.  커터, 싱커를 제외하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스플리터를 변화구의 범주로 보았을 때, 패스트별 타격결과와 비교하면 대각선을 중심으로 대칭형태가 나타난다.  우상 방향이 전체적으로 타자의 핫존이다.  


 패스트볼을 던졌을 때는 낮은 공에 오히려 투수에게 불리하고 변화구는 높은 공에 불리하다.    패스트볼은 몸쪽에 붙을수록 타자가 약점을 보이고 변화구는 몸에서 멀어질수록 약점을 보인다.  타율, 장타율, 홈런% 대체로 비슷하다. 


그렇다면 역전주자를 등뒤에 둔 투수가 실점을 피하게 위해 무조건 낮게 던지는 것이 효과적인 피칭전략이 아닐 수 있다.  패스트볼을 높은 존에 던질 수 있다면 낮게가 아니라 높게 던져야 한다. 높은 패스트볼의 장점은 하나 더 있다.   타율 및 장타율 억제 뿐 아니라 헛스윙 유도에서도 높은 코스가 투수에게 더 유리하다.  특히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은 전체 투구 중 11.8%, 스윙시도(헛스윙+파울+타격) 중 17%를 스윙스트라이크로 잡아냈다.  중간 높이의 몸쪽 로케이션고 비교하면 3배 정도 높은 수치다.  반대로 변화구는 역시 낮게 던지는 것이 휠씬 좋은 결과를 얻는다. 



주문처럼 외워지는 “낮게 던지라”는 말은 그렇다면 야구에 흔한 “왜곡된 클리셰” 중 하나일까?  아닐수 도 있다.   야구는 늘 변하기 때문이다.   


타자에게 패스트볼은 높은 코스가 약점, 변화구는 낮은 코스가 약점인 것을  KBO리그의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미국  TripleA 의 데이터를 보면 좀 다르다.  



KBO리그의 타자들이 낮은 패스트볼에 오히려 강점을 보였던 것과 달리 미국 트리플A 타자들은 낮은 코스에서 약점을 보인다.   특히 아웃로는 타자의 명백한 아킬레스건이었다.  KBO리그와 미국 트리플A는  비슷한 수준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차이는 어느 한쪽이 수준이 높거나 낮아서 생긴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두 리그는 다르다.  선수들의 신체조건도 다르고 평균적인 패스트볼 구속과 무브먼트도 다르다.  투수와 타자가 서로를 상대하는 전략과 성향도 다르다.  그런 이유로 살아남한 승부의 상대성 속에서 특정한 구종  특정한 로케이션에 대한 핫존과 콜드존이 다르게 형성된 결과일 것이다.     


한국프로야구는 올해로 35년째다.  투수도 타자도 서로를 이기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더 강한 신체를 만들고 더 새로운 구종과 더 정교한 타격기술을 키워왔다.  그렇다면 아마도 20년전이나 30년 전의 야구와 비교해서 핫존과 콜드존이 달라지지 말란 법도 없다. 


실제로 최근에는 승부처에서 패스트볼을 높게 던지는 투수들도 많다.  상대를 이겨야 살아남는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은 본능적으로 변화를 알아채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야구가 변한다면 그 야구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변하는게 맞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투수의 특성에 따라 낮게 던지는 것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 전체적으로, 공이 흘러나가는 방향이 핫존과 콜드존에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예를들면 떠오르는 무브먼트를 가진 패스트볼은, 높은 쪽으로 갈때 타자가 약했고, 떨어지는 무브먼트의 변화구들 즉 대표적으로 커브는 낮은 쪽에서 타자가 약했습니다.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 역시 기본적으로 떨어지는 움직임이기 때문에 커브와 비슷하지만, 슬라이더는 바깥쪽이, 체인지업은 안쪽이 더 타자에게 약점이었습니다.


--- 높은 패스트볼이라도, 좀더 빠른 공과 덜 빠른 공 사이에 의미있는 차이가 있을까요? 다음은 145kmh 이상 공에 대한 핫&콜드존입니다.  아무래도 이정도 구속의 공이 아주 많진 않기 때문에 샘플사이즈는 줄어듭니다.  로케이션별로 100-200개 정도입니다.  장타율은 크게 볂하지 않습니다.  대신 홈런%는 확 떨어집니다.  



-하지만 인플레이 장타율은 100-200개 정도의 샘플로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대신 헛스윙%는 좀 다릅니다.  일단 인플레이 케이스만 쓸 수 있는 장타율과 달리 모든 피치 데이터가 사용되기 때문에 샘플사이즈가 더 크고, 헛스윙% 경우는 100개 정도면 그럴저럭 믿을만한 안정된 결과값이 계산되는 지표입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145kmh+ 패스트볼) 



전체적으로 헛스윙%가 약간 높아지긴 하지만 큰 차이는 아닙니다. 즉, 높은 패스트볼이 가진 강점은 145kmh 정도의 빠른 공이 아니라도 비슷하게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평균이상의 라이징무브번트를 가진 패스트볼과 그렇지 않은 패스트볼을 비교했을 때도 그렇게 큰 차이가 발견되진 않습니다.  즉 패스트볼은 아주 빠르거나 라이징무브먼트가 평균이상인 경우가 아니라도 어느정도는 높은 로케이션에서 강점을 가진다는 의미로 해석해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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