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마산 라운드에서 NC가 두 경기를 다 잡았다. 1차전은 2점차 열세를 마지막 이닝에 뒤집었고 2차전에서는 2점차 우세를 마지막 이닝까지 지켰다. 양팀 선발투수는 2차전에서도 견고했다. 하지만 그에 맞선 양팀 공격에도 눈여겨 볼 만한 장면이 있다. LG는 5회초 채은성의 2루타와 실책을 더해 1사 3루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다음 타자 양석환이 공 3개 만에 삼진아웃으로 물러났다. 7회 선두타자 히메네스는 3볼 카운트에서 배트를 냈고 플라이아웃에 그쳤다. 좀 더 신중하게 공을 고르며 상대 투수를 괴롭혔다면 어땠을까. 더구나 공략하기 쉽지 않았던 스튜어트였다면 그런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았을까. 7회 1아웃 타석에 선 NC 테임즈는 2구째를 제외하고 한번도 배트를 내지 않았다. 존 가장자리에 걸..
KBO리그 2005년 이후 정규시즌 경기는 총 6736회다. 같은 기간 선수들과 팬들이 경험한 승리와 패배의 횟수도 같다. 승리는 늘 값지고 패배는 늘 아프지만 어느 한 승부도 같지않고 그 무게 역시 다 다르다. 9회말은 특별하다. 마지막 이닝이다. 야구 밖의 세상에서도 이 말을 ‘승부의 마지막 순간’이란 은유로 쓴다. 그런데 모든 경기에 9회말이 있지는 않다. 홈팀이 뒤지고 있을 때만 존재한다. 야구는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9회말에 양 팀에게는 정해진 역할이 있다. 홈팀은 역전을 노리고 원정팀은 그대로 경기가 끝내려 한다. 플레이오프 1차전 9회말은 2-0 LG트윈스가 앞선 상태로 시작되었다. 6736번의 경기 중 9회말이 존재했던 경우는 3734번이다. 그중 원정팀이 2점차 앞선..
네이버 2016PS 칼럼http://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540&aid=0000000008 준플레이오프의 승자가 정해졌다. 엘지 트윈스는 넥센 히어로즈를 3승1패로 누르고 시리즈를 끝냈다. 안타수에서 13개와 6개로 차이가 났지만 일방적 경기라고 보긴 어려웠다. 4-0 리드를 먼저 잡은 것은 넥센이었고 4-4 동점 상태로 이닝이 거듭될수록 초초해지는 것이 엘지였다. 5차전에서 기다릴 밴헤켄의 무시무시한 존재감도 경기의 일부였다. 넥센의 공세는 2회초에 집중되었다. 선두타자 윤석민의 안타 출루 이후 김민성의 볼넷, 이택근, 박동원, 서건창의 연속안타로 4득점했다. 징크스였던 1회를 3자범퇴로 넘어섰음에도 엘지 선발투수 류제국은 한번에 무너..
엘지 외국인 투수 데이빗 허프는2피치 투수다.우타 상대에서 패스트볼(커터 포함)60%체인지업36%나머지 구종은4%다.좌타 상대도 비슷하다.패스트볼70%체인지업20%커브10%다.전체 구종 중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합쳐90%이상이다. 그는 괜찮은 메이저리그 경력을 가졌지만 우려도 있었다 . 구종이 단조롭고 특히 ‘ 떨어지는 공 ’ 이 없다 . 2 스트라이크 이후 파울을 쳐내며 버티는 KBO 리그의 타자들에게 의외로 고전할 수도 있었다 . 그가 정규시즌 13 경기 ( 11 선발 ) 동안 보인 성적은 74.2 이닝 ERA 3.13 이다 . 9 이닝당 볼넷은 1.1 개에 불과하다 . 좋은 타구를 허용하지도 않았다 . 피안타율 0.254 피장타율 0.328 이다 . 규정이닝을 채웠다면 ERA 는 니퍼트에 이어 리그..
여느 경기가 그렇듯 엘지-넥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도 여러 상황이 있었다. 도루 수비를 위해 2루 커버를 들어가다 역동작에 걸린 2루수 손주인은 뜬공 처리에 실패했고 그 틈을 파고든 고종욱의 질주가 선취점을 만들었다. 넥센의 포스트시즌 첫득점이었다. 엘지 타자들의 잘 맞은 타구 몇 개는 수비정면을 향했거나 호수비에 걸렸다. 승부처에 투입된 구원투수 윤지웅은 제 몫을 하지 못했고 반면 넥센의 타자들은 기회마다 집중력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조금 달리 흘러갔다 해도 승부가 달라졌을 것 같진 않다. 밴헤켄의 피칭은 그 모든 것을 압도하고 남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는 3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상대의 공격을 억제하며 102개의 공으로 7.2이닝을 소화했다. 60%가 패스트볼이었고 30%가 스플리터 나머..
야구는 느슨해보이는 경기다. 3시간 여의 경기 내내 선수들 절반은 그라운드에서 느릿느릿 서성대고 심지어 나머지 절반은 그늘진 곳에 앉아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엘지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 1차전 5회초 승부가 그랬다. 선취점은 엘지의 몫이었다. 이날의 히어로 김용의가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했고 진루타가 된 이천웅의 땅볼과 박용택의 우전 적시타로 쉽게 앞서나갔다. 하지만 1점으로 장담할 수 있는 승부란 야구에 없다. 선발투수 소사는 2번의 만루위기를 겨우 버티는 중이었다. 그리고 이날의 승부처 5회가 시작된다. 엘지는 무사 상황에서 2명의 주자가 출루하고 보내기번트와 김용의의 적시 2루타로 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승기를 잡았지만 여전히 안심하긴 이르다. 그리고 박용택이 타석에 등..
네이버 2016PS 칼럼http://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540&aid=0000000004 1득점 경기였다. 하지만 지루한 순간은 없었다. 오히려 반대다. 치열한 난타전이었다해도 이만큼의 박진감을 뿜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둘 중 한팀에게 이 경기가 시즌 최종전이 된다는 절박함 때문만도 아니었다. 말 그대로 명승부였다. 기아 타선의 유일한 안타가 나온 것은 6회초였다. 브렛필은 1사 후 2루타로 단숨에 스코어링 포지션을 차지한다. 다음 타석 나지완의 타구는 140.7km의 속도로 날아갔다. 아주 강한 타구는 아니다. 하지만 타구각 10.8도 타구방향 -11.3도의 궤적을 그렸다. 타구각 10.8도의 공은 지면에 낮게 깔려 날아가기 때문에..
*** 일간스포츠 연재했던 칼럼 [베이스볼인플레이] - 2016년 4월 28일http://news.joins.com/article/19951470 주자 1루에서 타자는 꼭 밀어쳐야 하는가? '1루 주자 등 뒤로 타구를 보내라'는 야구 격언이 있다. '주자 1루에서 오른손 타자의 밀어치기는 팀 배팅의 기본'이라는 말도 같은 의미다. 몇 가지 장점이 있을 것이다. 우선 병살을 피할 가능성이 커진다. 땅볼 타구 때 1-2루간보다 3-유간 방향이 내야수의 빠른 송구에 유리하다. 타구가 내야를 빠져나가 안타가 되면 주자가 2루를 거쳐 3루까지 갈 가능성이 커진다. 내야 오른쪽에 더 많은 공간이 있을 수 있다. 주자 견제를 위해 1루수가 베이스에 붙으면 1-2루간이 넓어지게 마련이다. 이른바 '상황에 맞는 타격'이..
*** 일간스포츠 연재했던 칼럼 [베이스볼인플레이] - 2016년 4월 21일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218352#articletitle ‘피칭 마스터’ 그렉 매덕스가 남겼다는 명언 중 이런 게 있다고 한다. “내가 가진 최고의 승부구는 초구 스트라이크다.” 그는 통산 355승(역대8위) 3371탈삼진(역대10위) 최초의 4연속 사이영상, 유일한 17년 연속 15승 같은 업적을 남겼다. 초구 스트라이크는 투수 최고의 무기일 수도 있다. KBO리그 2010~2015시즌에서 첫 번째 카운트가 스트라이크였을 때 타율은 0.244다. 지난해 이보다 낮은 피안타율을 기록한 투수는 2명 뿐이었다. 초구 볼이라면 0.284로 올라간다...
박계원 kt 작전 코치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롯데 3루 코치를 지냈다. 롯데 팬들에게 표적이 됐다. 3루 코치는 3루를 밟은 주자에게 홈으로 뛸지 말지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그가 팔을 돌린 뒤 홈에서 횡사하는 주자가 많았다. 짜릿한 득점 순간이 허망하게 끝나는 순간 관중의 분노는 3루 코치에게 향한다. 박 코치도 고충이 있었다. 로이스터는 공격적인 주루를 강조하는 감독. ‘아웃 타이밍’이라고 판단해 팔을 돌리지 않으면 나중에 감독으로부터 큰 질책이 떨어졌다. 울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2016시즌 많은 팀이 ‘스피드’를 화두로 내세웠다.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를 강조한다.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는 필연적으로 아웃의 위험을 안고 있다. 과감한 주루와 위험한 주루에 대한 판단은 비단 3루 ..
*** 일간스포츠 연재했던 칼럼 [베이스볼인플레이] - 2016년 4월 6일 http://news.joins.com/article/19844733 이름은 같은 커브다. 하지만 미국 커브와 한국 커브는 다른 공인지도 모른다. 올해 KBO리그에 등록된 외국인 투수는 20명이다. 2015년엔 27명이었다. 외국인 투수는 대체로 팀 선발 로테이션에서 상위 순번을 맡는다. 성적도 더 좋다. 이유를 ‘구종’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2015년 외국인 투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시속 146km였다. 내국인 투수 평균은 143km. 약간의 구속 차이는 있지만 대단한 정도는 아니다. 구위를 평가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는 헛스윙률이다. 내국인 평균이 6.0%로 외국인(5.6%)보다 오히려 높다. 인플레이 타구의 피장타율도 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