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통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라면, 오프시즌은 그리 나쁘지 않은 시간입니다. 매일 매일 데이터가 갱신되고 깊이있는 분석이 그를 따라갈 시간적 여유가 없는 시즌 중 보다 오히려 더 재미있는 읽을 거리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대체로 미국 이야기입니다. 지난 가을 즈음엔 올 겨울에 한국도 그리 만들어보겠다고 내심 벼르고 있었는데 막상 닥치니 쉽지 않네요.) 미국에서 최근 화두 중 하나는 [프로젝션]입니다. 세이버메트릭스 성향의 주요 미디어들, 분석가 그룹들은 이런 저런 프로젝션을 시즌 전에 내놓습니다. 몇강 몇약 이렇게 대충 에두르는게 아니라 어느 선수는 홈런 몇 개, 2루타 몇 개, 불넷 몇 개 그리하여 슬래시라인이 어떻고 어느 팀은 몇 승 몇 패 이렇게 아주 구체적으로. 시즌 예상이야 한국서도 늘 ..
세이버메트릭스가 마이너리티였던 시절 세이버메트릭스가 올드스쿨을 무찌르며 야구 패러다임 지배권을 손에 넣는 과정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첨병들이 몇 있는데 도루와 희생번트의 손익분기점에 관한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빌제임스가 일찍이 그의 [십계명] 4번째에서 “70% 이상의 성공율이 아니면 도루하자 마라”며 갈파했고 톰 탱고와 그의 동료가 쓴 theBook은 그에 대한 거의 완벽한 이론적 분석을 덧붙였습니다. 한국에서도 비슷했는데, 희생번트는 결코 공격팀에 이로운 작전이 아니며 도루 역시 상당히 높은 성공율이 아닌 한 그렇다는 주장이 세이버메트릭스 도입 초기에 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파격적 가치를 드러내는데 앞장을 섰습니다. 세월이 흘렀고 MLB에서 세이버메트릭스는 혁신자가 아니라 주류의 지배자가 되었습니..
최근 야구에 관한 다소 과격한 화두가 던져지고 있는데 예를들면, “로봇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해야 한다”라거나 “구원투수의 세이브기록이 없어져야 한다” 같은 것들입니다. ESPN의 기획물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올 1월25일 MLB 커미셔너 롭 만프레드의 취임 1주년을 맞아 그쪽 시니어 필진들이 돌아가며 칼럼 이랄지 제안이랄지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기계판정]과 [세이브기록 없애기] 말고도 - 현재의 MLB 25인 로스터를 28명으로 늘리고, 매 경기 출전선수 25명을 정해서 운영한다.- 감독과 코치 뿐 아니라 포수 등의 동료선수 포함해서 마운드 방문을 9이닝 당 2번으로 제한해야 한다.- 덕아웃에 안전망설치- 마이너리거에 대한 더 많은 보수 지급 같은 것도 있습니다. 이중 일부는 KBO리그에서 ..
야구감독은 남자가 꿈꾸어 볼만한 3대 직업이라고 합니다. 수많은 야구인들이 있지만 오직 10명에게만 허락된 직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논란의 대상이 되는 직업도 별로 없습니다. 프로야구는 관심과 인기를 먹고 사는 법이지만, 감독의 이름이 팬들 사이에서 자주 거론되는 것이 꼭 좋은 일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구설은, 긍정적 상황보다는 부정적 상황에서 더 강해지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2015년 시즌오픈 즈음부터 어떤 감독의 이름이 가장 자주 거론되었는지를 나름 빅데이터(?) 분석을 해봅니다. 방법은 대표적인 온라인 야구커뮤니티인 MLBPARK의 게시판에서 프로야구 10명의 감독의 이름이 얼마나 자주 언급되었는지를 통해서 입니다. 분석대상의 글 갯수는 대략 100만 건 정도입니다. 온라인 게시글에서 언..
WAR과 대체레벨(replacement level player) WAR 즉 "대체레벨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대표적인 [통계적 선수평가지표]입니다. 하지만 세이버메트릭스가 지상의 가치로 여기는 [객관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주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에 있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계산이 복잡할수록 더 정확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WAR은 정확도에서 장점을 갖고 있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타격, 수비, 주루, 피칭 각각의 평가지표를 종합해서 단일척도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개별 요소의 평가정확도는 조금씩 마모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수비, 주루 요인의 평가는 피칭과 타격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평가지표를 사용할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투수와 야수, 서로 다른 필딩 포지션, 타격-주루-수비 각각..
세이버메트릭스는 애당초 야구게임과 관련이 깊습니다. 빌제임스가 1978년 [야구개요Baseball Abstract] 를 세상에 내놓는 것으로 시작된 이 혁명에는 결정적인 조력자가 있었는데 다니엘 오클랜트입니다. [야구개요]는 출판이라 하기도 민망한 형태로 세상에 나왔는데 빌제임스가 집에서 등사를 하고 스태플러로 제본을 해서 신문광고를 내고 주문을 받았습니다. 첫 해 그 책을 산 사람은 70명 정도였고 이듬해 새로운 버전이 발매되었을 때는 그래도 300명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댄 오클랜트는 이 300명 중에 하나였습니다. 프리랜서 스포츠작가였던 그는 이 책을 소개한 기사를 우여곡절 끝에 미국 최대 스포츠지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에 싣게 됩니다. 그리고 빌제임스와 그의 아이디어가 비로서 세상에 널리 알려질 ..
별존은 정말 있을까? 야구규칙에 의하면 스트라이크 존은 ‘타자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베이스 상공을 말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정사각형의 단면을 가졌겠지만 실제로는 좀 다르다. 2015시즌부터 잠실과 목동 구장에 설치된 투구궤적 측정장비 트랙맨은(TrackMan) 에서 공이 홈플레이트 상공을 지나는 정확한 위치를 잡아낸다. 이를 근거로 실제 스트라이크 존을 그리면 다음과 같이 된다. (166경기 대상) 회색으로 그려진 사각형이 비교를 위해 임의로 그린 스트라이크존인데 가로는 홈플레이트 폭 17인치(43.2cm) 양쪽 끝에 공 반개 크기인 3.5cm 를 각각 더한 것이고 세로는 평균적인 타자의 키를 고려한 것이다. (눈금 ..
최근 2년 동안 NC다이노스의 거의 유일한 취약 포지션은 3루였습니다.(wRAA기준. 9이닝당 득점 5.0으로 조정) 테임즈의 1루는 말할 것도 없고, 2루는 14년에 비해 보강되어 대략 리그 평균을 휠씬 웃도는 득점생산성을 가졌으며 유격수는 -22.5점으로 다소 나쁘긴하지만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이다보니 리그평균에 비해 약간 낮은 수준일 뿐입니다. 포수와 좌익수가 리그평균보다 좀 쳐지긴 하지만 어차피 모든 포지션에서 강세일 수는 없으니 그냥 접어둘만 했습니다. 그런데 14년 15년 모두 3루가 유독 문제였습니다. 14년 -24점, 15년 -26점입니다. 3루수의 리그평균은 15년에 +2.3점이었습니다. NC는 3루수 공격력에서 리그평균보다 28점 정도 손해를 봤습니다. NC의 팀 순위는 2위였지만 3루수..
투수의 릴리즈포인트와 공의 궤적을 추적하는 PitchFX 데이터라는 것이 세상에 나타나자 세이버메트리션들은 격한 환호를 보냈습니다. 첫 선을 보인 것은 MLB 2006 플레이오프 부터 였을 겁니다. 2000년대는 세이버메트릭스의 황금기라고 해도 좋은 시기였습니다. 2001년 보로스맥크라켄의 DIPS혁명은 타격 분야에 비해 다소 정체상태였던 피칭 이론의 급격한 발전을 추동하며 새로운 10년을 열었고, 2006년 톰탱고의 theBook 이 기대득점(RunExpectancy) 모델을 기반으로 득점가치(RunValue) 승리확율(WPA)로 확장되는 일련의 거대통합이론을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은 정말 거칠 것이 없어보였습니다. 그 사이 변방의 기행 또는 호사처럼 보였던 세이버메트릭스는 오클랜드의 머니볼 신화를 계기..
한화 김태균은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다. 복귀 첫해인 12년에는 타율1위(0.365) 13년에는 5위(0.319) 14년에는MVP 서건창 다음으로 2위(0.365)였다. 장타율도 모자랄게 없었다. 12년 리그 4위(0.536)를 시작으로 3년동안 탑10을 벗어난 적이 없다. 출루율이야말로 김태균의 독보적인 분야다. 3시즌 연속 출루율 1위였고 15년에도 테임즈의 괴물모드만 아니었다면 4연속 1위를 차지했을 것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종합한 OPS 역시 당연히 최상위권인데 1위-4위-5위-5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종종 논란에 시달린다. 홈런과 타점이 적다는 이유다. 부동의 4번타자 임에도 화끈한 한방이 아니라 꾸준한 안타와 출루가 두드러지는 그의 성향은 좀 갑갑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게..
포스팅 신청이 도전인가? 한때는, 야구선수의 해외진출이 조국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일탈이었고, 또 한때는 국위선양을 겸한 신성한 도전이었지만 이젠 둘 다 아니다. 그저 자신을 위한 "이직"일 뿐이다. 폄훼할 것도 미화할 것도 없는 그저 비즈니스다. 포스팅신청은 기본적으로 구단의 권리다. 계약기간이 남은 선수에 대한 '보유권'을 돈받고 파는 상행위다. 그걸 두고 앞길을 막니 마니 논하는것은 좀 우스운 일이다. 적은 포스팅금액만 받고 보유권을 풀어달라 선수가 고집하는 것도 넌센스다. 그나마 요사이 이런 경향은 좀 덜해졌다. 그럼에도 롯데가 손아섭에게 포스팅 우선권을 준 것은 여전히 비즈니스가 아니라 명분의 논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황재균보다 서비스 타임이 좀더 남아있고 FA자격을 얻었을 때 ..
야구를 보며 “구위가 좋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런데 “구위”란 뭘까요?구속이 빠르다고 무조건 구위가 좋다 할 수는 없을겁니다. 공의 움직임 또는 볼끝이 구위라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구속=구위 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좀더 낫지만 불분명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공의 움직임 = 구위 라고 말하는 것이 의미있는 정의가 되고 그것을 통해 투수 또는 투구를 평가하려면 다음 3가지가 성립해야 합니다. 1) 공의 무브먼트가 좋으면 타자 상대로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2) 공의 무브먼트를 측정할 기준이 있어야 한다. 3) 2번의 기준을 가지고 실제로 그 양을 측정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전체가 성립하지 못하면 “구위=무브먼트”라고 말하는 것은 “구위=구속”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오히려 못합니다. ..
이 글을 쓴 것은 지난 6월이었습니다. 그 후로 반년이 더 지났지만 저는 지금 다시 쓴다 해도 이와 같은 글을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선견지명이라 자랑할 일일까요? 설마요. 결정적 변화가 없다면 KBO는 당분간 엘롯기 vs NC+넥센 의 전통의 삽질 팀들과 신흥 급성장팀의 대비로 묘사되어야 할지 모른다는 우울함이 덥쳐옵니다. "이제 왕은 없다. 그리고 왕이 이 모욕에 사과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왕은 없으리라."권능왕에게 모욕당한 키탈저 사냥꾼이 남긴 말 그들은 왕을 잃고 뿔뿔히 흩어졌습니다. 왕이 사과하지 않으면 왕은 돌아오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미 왕이 없으니 사과할 수 있는 왕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 말은 모순입니다. 좀더 정확히 모순의 힘을 빌은 저주 였습니다. 수백년 전 (아니면 수천년 전일 수..
캔자스시티가 보여준 "역전의 명수" 모드에 대한 칭송이 자자합니다. 하지만 패배한 팀에게는 두고두고 잊지못할 끔찍한 기억으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최종전은 9회초까지 2-0으로 앞서다가 허용한 역전패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이럴 때 감독의 투수교체 타이밍 같은게 도마 위에 오릅니다. 메츠의 선발투수 맷 하비는 8회말까지 4안타 1볼넷으로 잘 던지고 있었고 그 안타 4개 조차 모두 단타였습니다. 1회 2사 후의 도루허용을 제외하고는 득점은 커녕 2루 진루조차 허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선택지는 2가지 였습니다. 투구수 101개인 언터처블 모드의 선발투수를 끌고 가느냐 아니면 클로저 파밀리아를 올리느냐. 감독은 전자를 택했고 결과는 볼넷-도루-2루타 허용 후 아웃카운트 잡지 못하고 강판되었습니다. ..
foxsports.com 에 예전에 실렸던 John Baker 의 글입니다. 배트플립이나 불문율에서 금기시하는 과도한 세레모니에 대한 흥미있는 시각입니다. 특히 바깥 사람이 아니라 현역 메이저리거(2014년까지)였던 선수의 이야기라는 점이 더 그렇습니다. Playing The Right Way? http://www.foxsports.com/mlb/just-a-bit-outside/story/playing-baseball-right-way-depends-three-factors-when-who-where-061615 존 베이커는 캘리포니아 출신이고 드래프트 4라운드로 오클랜드에 지명되면서 프로선수가 되었고 33살이었던 지난 14시즌에는 시카고 컵스에서 백업포수로 뛰며 208타석에 나왔습니다. 나는 전직 프..
머니볼이라 명명된 야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아주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빌리빈이 오클랜드의 단장이 된 것이 1997년이고 기적같은 20연승을 기록하며 신화의 가장 화려한 순간을 빚어낸 것이 2002년의 일이다. 그후 머니볼의 이론적 기반인 세이버메트릭스는 메이저리그의 놀라운 혁신을 주도했다. ESPN은 올해 초, 세이버메트릭스, 바이오메트릭스 등의 데이터 분석 성향과 투자를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구단을 올인(All-In)에서부터 불신(nonbelievers) 까지 5단계로 분류한 적이 있다. 정규시즌을 모두 마친 시점에서 각 팀의 성적은 어땠을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가진 데이터-드리븐 성향의 차이는 실제로 팀 성적에 영향을 주고 있을까? (ESPN에서 사용했던 표현은 “the great analyti..
2015년 10월26일 현재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립니다. 가을야구가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뜻이며 또 2팀은 제외한 나머지 8팀의 야구는 이미 끝났다는 뜻도 됩니다. 틈틈히 올렸던 각 팀의 승리요인분석(WFA) 최종편입니다. 지난해도 비슷하긴 했지만 올시즌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상위권 팀은 공통적으로 공격력이 강했다는 점입니다. 엘지트윈스는 팀 ERA 2위를 하고도 전체 순위 9위로 밀려났습니다.WFA 기준으로 투수력이 리그평균 이하인 두산, 넥센은 정규리그 3위, 4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15시즌의 전체 순위는 거의 팀 공격력 순위와 일치했습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속설은 애당초 사실과는 좀 다릅니다. 공격력과 수비/투수력은 50:50 정도의 비중으로 승패에 관여합니다. 그럼에도 올 시즌의..
야구에서 득점에 관한 가장 중요한 규칙은, "1) 3개의 아웃카운트 이내에 2) 출루1개 + 진루3개 를 얻어야 득점한다" 입니다. 더 효율적인 배팅라인업이란 위의 2가지 조건을 최대한 잘 이용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무엇이 최선이냐에 대해 한가지 정답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대체로 다음의 몇가지 원칙은 대략 말해볼 수 있습니다. 1) 잘치는 타자들을 타순의 앞쪽에 모아둔다. 9명의 타자 모두가 똑같은 수준의 공격력을 가질 수는 없기 때문에 이왕이면 잘치는 타자는 앞에 모아둡니다. 1번타자부터 타석에 서기 때문에 경기 동안 한번이라도 더 타석에 선다는 잇점도 있고 또 3번의 아웃카운트 안에 4개이 진루를 만들어야 득점하기 때문에 흩어져 있는 것보다는 몰려 있는게 더 낫기 때문입니다. 2) 출루율이 높은 ..
KB리포트에 이어 스탯티즈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척박했던 환경이 점점 달라지는 것을 느끼며 기쁩니다. 스탯 사이트가 오픈되면 팬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줄세우기”입니다. 객관적인 지표에 근거해서 선수들의 득점, 승리기여도를 측정하는 것이 나쁘다 하긴 어렵지만, 어떤 종류의 지표든 늘 오차와 왜곡의 여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WAR은 포지션, 시즌 등등의 차이를 보정해서 모든 선수를 하나의 척도로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많이 선호되지만 그러나 동시에 가장 오차와 왜곡의 여지가 큰 지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흔한 오해와 달리 WAR의 장점은 “정확도”가 아니라 “종합지표”라는데 있기 때문입니다. 수비퍼포먼스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은 애당초 raw-data의 문제이기 때문에 ..
잠실구장은 타자에게 불리하다. 다른 구장이면 넘어갈 타구들이 펜스 앞에서 잡힌다. 좌우중간의 거리는 메이저리그 기준으로도 최상위권에 속할 만큼 크다. 다음은 잠실X존이 사라진 2011년부터 2015년(9월10일 현재 기준) 잠실과 잠실이 아닌 구장의 모든 타석에 대한 통계이다. * Run/40PA 는 경기당 득점 대신 사용한다. 경기당 득점은 연장이닝의 차이, 홈팀이 9회말 공격을 하지 않고 끝낸 경우 등으로 인한 오차 때문에 타석당 득점이 좀더 정확한 득점환경 지표가 된다. 대신 좀더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한 경기 당 타석수에 해당하는 [40타석 당 득점]으로 변환한 것이다. 모든 타격지표에서 비-잠실이 더 높다. 넓은 구장으로 인해 외야의 타구가 안타가 될 확율이 높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BABIP 조..
MLB에서는 원래 랩탑컴퓨터나 태블릿,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의 사용이 규제되어 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통신기능을 가진 전자기기들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봐야 맞을겁니다. 경기시작 30분전부터 선수 및 구단스탭 전부에게 적용됩니다. 다만 사인훔치기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경기장과 락커룸에는 적용되고 구단버스 등 경기장 밖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아이폰과 연결되지 않은 애플워치는 이미 허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아이패드의 사용도 가능하도록 규칙이 변경되었습니다. 적용되는 것은 포스트시즌 부터인데, (아마도 시범서비스 같은 의미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는 아이패드 사용이 허가될 것이라고 합니다. 다만 모든 팀은 아니고 MLB레벨에서 허용한 팀에 한정됩니다. 허..
지난 10년 또는 20년동안 메이저리그를 변화시킨 혁신이 무엇이냐를 꼽을 때 세이버메트릭스를 빼놓을 수는 없다. 그리고 이 혁신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을 꼽는다면 역시 빌 제임스와 빌리 빈을 빼놓을 수가 없다. 빌제임스는 세이버메트릭스의 창시자라고 불릴 만한 인물이고, 빌리빈은 그것을 메이저리그 구단운영에 도입해서 2배나 3배쯤 더 많은 돈을 쓰는 경쟁자들과 맞서며 이 아이디어가 흥미롭고 혁신적일 뿐 아니라 얼마나 실용적인지 직접 증명한 사람이다. 그에 비하면 이 둘은 의외로 접점이 적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한 무대에 섰던 적도 없었다. 어쩌면 기념비적이라 할 이 둘의 첫번째 만남은 의외의 장소에서 실현되었다. 유명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NetSuite가 주최한 컨퍼런스 중 “The ..
흔히 말하듯이, 득점권(RISP) 타율은 결국 커리어 타율에 수렴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꽤 많은 타석수가 누적된 이후에도 자신의 커리어타율보다 꽤 높은 득점권 타율을 유지하는 타자들은 종종 있습니다. 다음은 KBO 2010년 이후 현재(2015.9.20) 까지 전체 누적타율과 득점권상황(RISP) 타율을 차원 상에 표시한 결과입니다. (500타석+) 왼쪽 위 영역과 오른쪽 아래 영역을 나눈 오렌지색 점선은, 전체 타율과 RISP타율 사이의 선형추세선입니다. 따라서 왼쪽 위에 있는 타자들은 자신의 타율보다 높은 득점권 타율을 보인 경우이고 오른쪽 아래는 그 반대입니다. 박용택, 유한준, 박석민, 최정, 정수빈 등은 자신의 평균타율보다 2푼에서 3푼 정도 높은 득점권 타율을 보입..
박용택은 지난 9월22일 KIA전에서 KBO 최초의 4년 연속 150안타+ 기록을 만들어냈습니다. 2번째 타석에서 예의 그 만세타법을 선보이며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이 그의 올시즌 150번째 안타입니다. 데뷰 시즌이었던 2002년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고 그해 포스트시즌 MVP였습니다. 11년의 암흑기를 견뎌냈고 지난 2시즌 동안 트윈스 가을야구의 주역이기도 했습니다. 그에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상은 "꾸준함"입니다. 사실 그가 리그의 A급 타자가 되는데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루키시즌의 임팩트가 무색하게 그는 2008년까지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가능성은 보이지만 뭔가 좀 어중간한 딱 전형적인 미완성의 유망주 비슷했습니다. 그가 각성한 것은 2009년 0.372의 타율로 리..
Mr.클러치를 찾아서 RVA by WPA Mapping : KBO 2010-2015 WPA는 세이버메트릭스 계열의 지표 중 가장 상황의존적(situational)이고 그 반대편에는 RunValue 기반의 wOBA 같은 중립적(neutral)한 지표가 있습니다. wOBA 같은 중립적 지표는 상황과 무관한 선수의 플레이를 평가합니다. 10점을 앞선 상황에 나온 1점 홈런과 3점차 열세를 뒤집는 끝내기 만루홈런을 동등한 가치로 간주합니다. 똑같이 하나의 홈런이며 1.4점 정도의 가치를 가진 플레이로 봅니다. 반면 WPA는 이 두 플레이를 약 40배 정도의 차이로 평가합니다. 둘 중 어느 하나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둘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통계적 근거에 입각해 있습니다. 1점 홈런과 4점 홈런의 차이는..
승리기여도를 계산하는 몇가지 방법 야구경기의 목표는 승리인 한에, 선수와 그들의 플레이를 평가하는 기준은 승리에 대한 기여도인 것이 합리적입니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이를 위한 몇가지 지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WAR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입니다. 이는 MLB 기준 최저연봉선수가 기여할 수 있는 승리 숫자를 베이스라인으로 해서 그보다 얼마나 더 많은 승리에 기여했는지는 측정합니다. 한 시즌 162경기를 치루는 것을 기준으로 할 때 주전급 선수의 WAR이 2.0에서 3.0 사이이고 4.0-5.0 이면 올스타급 플레이어를 말합니다. 6.0 이상일 때 MVP급 플레이어로 봅니다. 득점스케일 값으로 표시되긴 하지만 RC27 이나 XR27 이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타자에 한정된 지표이긴 하지만 이는 어떤 선수가..
하드볼타임즈의 유망주 예측시스템으로 추정한 박병호의 MLB forecasting 기억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올해 초 “미국의 통계전문가가 박병호의 MLB 진출 시 타율0.237 홈런 29개 (600타석 기준)로 예측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SBNation.com 계열의 블로그 Over the Monster 에 실린 박병호 관련 기사에 브라이언 카트라이트가 트윗한 코멘트를 소개한 것이었습니다. (Red Sox Scout Korean Star First Baseman ByungHo Park) 그는 대표적인 세이버메트릭스 미디어인 하드볼타임즈(THT)의 주요 필진 중 하나이고 유망주에 대한 통계예측시스템의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또 THT Forecasts 의 일부인 올리버프로젝션의 개발자입니다. (그밖에도 ..
영어로 패스트볼이라 불리는 구종을 한국에서는 오랬동안 직구라고 불러왔습니다. 한국에 야구를 처음 가져온 것은 미국인이었지만 발전하면서 영향을 받은 것은 일본이었기 때문에 그리 되었을테죠.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야구 역시 정체가 불분명한 일본식 영어 표현이 적지 않았습니다. 일본인들의 작명센스는 좀 기괴한 구석이 있는게, 한자 기반의 말들은 그들이 잘 다룰 수 있는 것이라 그런지 선호를 떠나 말이 되는 범위에 있는데 영어 기반의 말들은 애당초 "말이 안되는 말"인 경우가 많습니다. 문법적으로 비어인 것도 모자라 의미 자체가 아예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데드볼, 포볼, 러닝홈런, 버스터 같은 것들인데 이런 부류들은 최근 10년 사이 많이 정리된 편입니다. 가꾸로 꽤 그럴듯한 작명센스가 돋보이는 것..
야구메트릭스 Visualizing Project KBO 2010-2015 타구방향 Mapping 상단 드롭다운 메뉴를 통해서 팀과 선수를 선택한 후, 오른쪽 필터를 이용해서 연도, 상대팀, 구장, 투수타잎(우완,우던,좌완,좌언), 아웃카운트, 베이스상황, 볼카운트, 타구종류 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는 포탈사이트의 타구위치정보 및 KBO홈페이지의 선수정보를 참조합니다. 아래쪽 side-by-side Bar 차트는 각 연도별 해당 타자의 타격성향을 표시합니다. Walk, 1루타, 2루타, 3루타, 홈런의 타석당 비율을 각 시즌별 리그평균으로 조정한 값입니다. 타출장O 의 구성성분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